이상재 연구원은 "3월 들어 국내 증시 강세기조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괄목한만하다"며 "그러나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 통화로 부상하면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는 수출 물량과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영업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에서다.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1130.9원을 기록하며, 올해 연중 최저치인 1130.8원(2월 말 기준)에 바짝 근접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9월 기록한 연중 최저치(1090.1원)를 하향 돌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는 배경으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꼽았다. FOMC가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하면서 달러화 약세를 이끌고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소극적 금리정책, 미국의 환율 압박에 따른 외환당국의 소극적 방어 등은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을 축소한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으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형성될 여지는 올해 중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내달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등이 예정되면서 외환 당국은 적극적인 원화 절상 방어에 나설 수 없게 됐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외환 당국이 원·달러환율 하락 방어에 나설 경우 이를 빌미로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1~2개월동안 역외 투기 세력의 원·달러 환율 하락 베팅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1100원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미 환율 보고서 영향력이 커지는 4~5월에는 단기적으로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큰 폭 상승할 수 있으므로 분기별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