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이 올해 들어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우량등급과 A등급의 발행량은 늘었지만 BBB+ 이하의 비우량등급 발행 여건은 악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최근 회사채 시장 동향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올해 1~2월 회사채 순발행은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은 2015~2016년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AA- 이상인 우량등급과 A등급 발행량이 증가하면서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금융위 "올해 회사채 순발행 전환…시장 위축 시 채안펀드 가동"
1~2월 우량등급 발행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했다. A등급의 발행은 1조4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었다. BBB+이하 등급은 발행량 감소 속에 순상환 규모가 3200억원에서 43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수요예측 참여율도 크게 늘었다. 1∼2월 중 신청물량과 참여물량은 각각 6조2400억원, 2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수요예측 참여율은 2015년 210.1에서 올해 342.4로 급증했다.

거래량도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2월 중 회사채 거래량은 전년대비 2.5조원 증가한 1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우량등급은 10조7000억원, A등급은 2조원으로 집계됐다. BBB+이하 등급은 7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줄었다.

미국 대선 후 급등했던 회사채 금리는 안정을 보이다 최근 3월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국채금리와 함께 상승했다.

신용등급은 하향조정 건수는 작년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조정 건수는 2015년 상반기 월평균 8.2건에서 작년 하반기 2.5건으로 줄었다. 올해 1~2월은 0.5건을 기록했다.

우량등급 회사채와 비우량등급 회사채는 2012년 이후 양극화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도 이러한 추세는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우려를 표했다.

금융위는 "발행시장에서 A등급은 다소 회복되었으나 BBB+이하 등급은 순상환 증가, 수요예측 감소 등 수급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유통시장에서도 BBB+이하 등급 회사채의 거래량이 감소하고, 등급 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회사채 시장 위축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미 기준금리 인상 속에 국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회사채 시장 전반에 걸쳐 수급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회사채 시장 전반에 걸쳐 수급불안이 발생할 경우 금융위는 지난해 준비를 완료한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즉시 가동할 계획이다. 재가동이 결정되면 캐피탈 콜(Capital Call)을 실행하고, 준비해둔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우량물 중심으로 회사채 매입을 진행한다.
금융위 "올해 회사채 순발행 전환…시장 위축 시 채안펀드 가동"
중소․중견기업이 많은 비우량물 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회사채담보부증권(P-CBO)과 회사채 인수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P-CBO를 통한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의 지원 대상은 차환․신규 발행되는 중소기업의 회사채다. 지원규모는 약 1조6000억원이다.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의 대상은 신규 발행되는 중소․중견기업의 BB~A등급 회사채다. 지원규모는 최대 6000억원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