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지난해 대표 패션 브랜드 중 하나인 티니위니를 판 데 이어 추가로 다른 여성복 브랜드 매각을 추진 중이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싱가포르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여성복 브랜드 EnC 중국 판권 매각을 제의받았다. 이랜드 관계자는 “해외 사모펀드 등이 EnC 중국 사업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 논의 결과 아직은 매각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으면 EnC 중국 사업 매각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티니위니 매각에 성공한 이후 작년 말부터 이랜드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원래 패션업체 네티션닷컴 소속 브랜드였던 EnC는 이랜드월드가 2006년 네티션닷컴을 인수하면서 이랜드 계열 브랜드가 됐다. 이랜드는 2010년 여성복 브랜드 데코와 네티션닷컴을 데코네티션으로 합병했다. 2014년 데코네티션을 매각하면서 데코 중국 판권과 EnC의 한국 및 중국 판권을 보유 중이다.

이랜드는 올 들어 재무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경기 의정부 상업용지를 판 데 이어 NC 평촌점도 매각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 점프밀라노 빌딩도 매물로 내놨다.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부산 서면 부지와 이랜드 건설이 갖고 있는 성남산업단지, 대덕테크노밸리 부동산도 처분할 계획이다.

대신 현금흐름이 좋은 임대사업은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 창전동 이랜드 본사 사옥을 헐고 오피스텔을 지어 임대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사옥을 호텔로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랜드는 작년 말 300%인 부채비율을 연내 200%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부채비율을 낮추지 못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한국신용평가가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내린 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졌다.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되면 정크본드로 분류된다.

이랜드는 작년 말 서울 홍대역과 합정역 부지, 마곡상가 부지를 팔아 2500억원을 확보했다.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업체 브이그라스에 8770억원에 팔아 이달 말까지 부채비율을 240%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매각작업이 끝나고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까지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200% 밑으로 내려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매각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이랜드가 재무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