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차량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이색 마케팅에 사활을 걸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시장인 39층 펜트하우스까지 신차를 옮기기 위해 자동차를 통째로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가 하면 신차가 아닌 부분변경 모델의 렌더링 이미지까지 미리 공개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BMW 코리아는 28일 올 상반기 수입차 중 최고 화제작인 BMW 뉴 5시리즈가 강남의 한 호텔 39층 펜트하우스에 전시되기까지 험난했던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뉴 5시리즈 차량의 분해와 조립, 전 과정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촬영해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BMW 코리아 측은 지난 21일 뉴 5시리즈 출시를 준비하면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을 수행해야만 했다. 행사 장소인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파르나스타워에는 별도의 카리프트 설비가 없어 전시공간인 39층 펜트하우스까지 차량을 올릴 방법을 찾아야만 했기때문이다.

차량을 완전체로 올리기 위해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방법부터 헬기 동원까지 다양한 방법이 검토됐지만, 결론은 모두 불가능이었다. 이에 따라 BMW 코리아는 총 2대의 뉴 5시리즈를 분해해서 올리기로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7명의 BMW 기술진이 분해와 조립까지 9일간 단 한번의 실수 없이 임무를 수행했고, 당장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완벽하게 조립해냈다.

2만5000여개에 달하는 차량 부품의 분해와 재조립은 말처럼 단순하거나,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충분한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 외부 공간에서의 작업이라면 난이도는 훨씬 높아진다.

이렇게 옮겨진 뉴 5시리즈 2대는 39층 고객라운지에 전시돼 내달 12일까지 월요일을 제외한 총 18일간 4000명의 BMW 공식 딜러사 고객과 다양한 직종의 고객들을 만나는 '고공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
왼쪽부터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터보모델’,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기본형’ 전면부 렌더링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왼쪽부터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터보모델’,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기본형’ 전면부 렌더링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페이스리프트(기존 모델에서 일부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모델) 모델 최초로 신형 쏘나타 외장 렌러딩(rendering) 이미지를 공개하며 지난 26일 사전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번 렌더링 공개는 매우 이례적으로 현대차는 지금까지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신차를 출시할 때만 렌더링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내·외장 디자인을 신차 수준으로 대폭 바꾸고 최신 기술과 새로운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이는 주력 모델인 쏘나타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2014년 3월 출시한 7세대 쏘나타는 6세대(YF)보다 디자인이 평범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다.

당초 7월 출시 일정을 4개월 앞당겨 이르면 내달 8일 모습을 드러낼 신형 쏘나타는 르노삼성의 SM6와 한국GM의 말리부의 추격을 물리치고 중형차 시장의 부흥을 이끌 임무를 맡고 있다. 지난해 쏘나타는 전년 대비 24.2% 감소한 8만2203대가 팔리는데 그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쟁차인 SM6는 5만7478대가 판매돼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고, 말리부도 3만6658대가 팔렸다.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는 신차수준의 대변화를 예고한 신형 쏘나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단 렌더링을 미리 공개하며 시선 끌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신형 쏘나타는 전반적으로 스포츠 세단 느낌을 주기 위해 차량 앞부분 끝단을 낮추고 트렁크 끝단은 높여 앞으로 돌진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전면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특징인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하고 그릴 중앙에 대형 로고를 넣었다.

범퍼 하단 라인 전체를 크롬 몰딩으로 처리하고 헤드램프를 입체감 있는 하이테크 스타일로 디자인했다. 후면은 번호판을 트렁크 문에서 범퍼로 옮겨 트렁크 부분을 하나의 간결한 면으로 만들고 대형 쏘나타 로고를 정중앙에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들이 연초부터 할인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하며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 불황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고육지책이지만 각종 이색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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