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증시는 ‘지지부진’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영향이다.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증시지만 여러 악재에 비해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상하이종합지수 종가는 3216.84였다. 연초 이후 3.89% 오른 수치다. 상하이지수는 그간 소소하게 오르내리며 ‘옆으로 기는’ 모양을 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여러 강경 발언을 쏟아낸 게 악재로 작용했다.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1% 넘게 떨어지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다. 지난 8일에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더 커졌다.

수급 측면에서도 호재보다 악재가 많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정부가 보험사의 주식투자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시장을 겉돌고 있다.

맞을 매는 다 맞은 만큼 슬슬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달 초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에 대한 기대로 최근 4거래일 동안 주가가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통화정책 불확실성, 외환보유액 충격 등이 모두 단기 악재로 끝났다”며 “바닥을 충분히 다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간을 두고 분할 매수를 시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팀장은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