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종합제과업체 롯데제과가 1년여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지난해 그룹 총수에 대한 검찰 수사로 공모채 발행이 막혔다가 다시 장기자금 시장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이달 하순께 공모 회사채 2000억원어치 발행을 추진한다. 만기별로는 3년물과 5년물로 구성할 예정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많은 수요가 몰리면 3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증액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실무를 맡을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선정됐다.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그룹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로 투자 위험이 불거지면서 공모채 발행을 포기하고 단기 자금은 기업어음(CP)으로 조달해왔다. 롯데제과도 지난해 1년 만기 CP를 발행해 자금을 충당했다. CP는 만기 3개월 내외가 보통이지만 롯데제과는 회사채를 대체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1년 만기 CP를 발행했다.

롯데제과는 기존 채무를 차환하기 위해 이번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말에는 2014년 7월에 발행한 공모 회사채 1000억원어치의 만기가 다가온다.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발행한 사모 CP 1000억원어치의 만기도 7월 말이다. 자금 상황에 여유가 있긴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전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미리 조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번 공모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우선 차환에 사용하고 남은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제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10개 투자등급 가운데 상위 두 번째다. 최근 공모 회사채 발행은 2015년 11월이었다. 당시 3년물 1000억원(발행금리 연 2.14%), 5년물 500억원어치(연 2.50%)를 발행했다. 민간 채권평가사가 시가평가한 지난 3일 기준 롯데제과 회사채의 수익률은 3년물이 연 1.891%, 5년물이 연 2.213%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롯데렌탈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기관의 반응이 좋다”며 “국내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의 수요예측도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