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가 지난 5년 사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혼밥족' 증가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씻거나 껍질을 깎지 않아도 되는 간편 과일 등 새로운 형태의 간편식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5일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1조6천720억 원이다.

지난 2011년 1조1천67억 원에서 5년 새 51.1%나 성장했다.

간편식은 크게 도시락, 김밥 등 조리과정 없이 바로 섭취하는 '즉석섭취식품'과 단순 가열 등 조리과정이 필요한 '즉석조리식품', 농·임산물을 세척 및 절단 등의 가공공정을 거쳐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신선 편의식품'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품목별 비중을 보면 즉석섭취식품이 59.3%로 전체 간편식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즉석조리식품(34.9%), 신선 편의식품(5.7%) 등이 뒤를 이었다.

즉석섭취식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시락의 경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간편함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하며 시장이 확대됐다.

편의점 도시락 시장 규모는 2015년 1천329억 원으로, 최근 3년간 70.4%나 커졌다.

소비특성 조사 결과 편의점에서 주로 구매하고, 일주일에 1~2회씩 집에서 점심으로 홀로 먹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즉석조리식품의 경우 시장 비중은 아직 즉석섭취식품에는 못 미치지만, 5년 새 시장 규모가 53.2% 커지며 전체 간편식 시장을 확대시켰다.

특히 식품 가공·포장, 보관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카레·짜장 등 전통적인 품목에서 각종 탕·국·찌개류를 비롯해 수프류, 미트류 등 메뉴가 다양화된 것이 특징이다.

또 구매빈도가 여성보다는 남성이, 20~30대보다 40대, 미혼자보다 기혼자, 다인 가구 보다 1인 가구가 더 높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선 편의식품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시장 형성 초기에는 단순 세척된 샐러드류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견과류나 치즈, 닭가슴살 등 구성 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출하규모가 2015년 기준 959억 원으로 5년 새 59.1% 증가했다.

채소나 과일을 씻거나 다듬는 번거로움이 없고, 소용량으로 사들여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신선 편의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유럽 등은 이미 간편식이 성숙기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간편식 시장 규모가 최근 5년 사이 9.6% 감소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간편식이 2010년 이후에 주목을 받기 시작해 이제 막 성장궤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농식품부는 품목별 협의체 구성 및 연구개발(R&D) 지원 등 가정 간편식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한 육성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