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부터 영화 ‘판도라’와 ‘너의 이름은’ 등 영화 제작·마케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 크라우드펀딩이 잇따라 큰 수익을 내면서 영화 펀딩이 ‘이색 재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한경닷컴은 기획시리즈 <영화로 금맥을 캐는 사람들>을 통해 영화 펀딩의 속살을 엿보기로 했다. 한경닷컴이 처음으로 만난 주인공은 연초부터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수입사 미디어캐슬이다. 이 영화는 수입 영화 최초로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해 단 하루 만에 1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수입사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한 공모사채(회사채)의 표면금리는 연 10%다. 정산 시점인 오는 7월께 최종 관객 수가 300만명을 넘으면 투자원금 대비 연 80%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만약 500만명을 넘기면 연이율이 100%다. 50만명을 넘지 못해도 표면금리를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은 개봉(1월4일) 5주차인 2월2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348만명을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개봉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이다. 강상욱 미디어캐슬 이사는 “이번 크라우드펀딩은 개봉 전 입소문을 노린 마케팅 수단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관객들이 영화도 보고 투자 수익까지 챙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2015년 12월께 ‘너의 이름은’의 첫 티저 영상(예고편)을 보자마자 이 영화의 수입에 사활을 걸었다. 그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약점을 꼽자면 짧은 러닝 타임(상영시간)과 약한 스토리였는데 ‘너의 이름은’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한 장편 애니메이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