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는 2005년 국내 카드사 최초로 연회비 100만원을 받는 ‘현대카드 블랙’(사진)을 출시하며 이 상품 시장을 주도했다. 2009년 당시 카드사 최고 수준이던 연회비 200만원짜리 ‘현대카드 더블랙’도 선보였다. 올 상반기 출시하는 신상품 ‘현대카드 더블랙에디션2’는 기존에 제공하던 항공사 좌석 업그레이드, 출장 시 비서 제공 서비스 등을 그대로 유지하되 여행·출장 관련 혜택을 더 다양하게 제공하는 상품이다. 연회비는 250만원으로 7개 전업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도 연회비 200만원을 받는 ‘라움 오’와 ‘클럽1’을 각각 판매하고 있다. 라움 오카드는 전담 매니저인 라움매니저가 회원 개개인을 위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맞춤형 여행 설계부터 국내외 레스토랑과 문화 공연 추천 및 예약, 희귀 명품 구매대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럽1카드는 각종 골프클럽 할인과 비즈니스석 동반자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담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연회비 200만원의 '탠텀'을 발급중이다.
신한·우리·롯데카드는 연회비 100만원짜리 VVIP 카드를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의 ‘더프리미어’는 1월 기준 회원이 2200명에 달하는 인기 상품이다. 세계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카드의 ‘로얄블루1000’, 롯데카드의 ‘인피니트’도 부유층을 겨냥해 맞춤형 항공·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 VVIP 상품이다.
VVIP 카드는 연회비를 내는 것만으로 가입할 수 없다. 대다수 VVIP 상품이 ‘30대 그룹 계열사 등의 임원 이상’과 같은 자체 기준을 두고 있다. 해당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대상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가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한다. 한마디로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겸비한 ‘상위 1% 고객’들이다.
카드업계가 VVIP 상품 마케팅에 힘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성도 높은 부유층 고객을 확보해 파급효과를 노린다. 실제로 VVIP 회원들은 나름의 영향력을 통해 해당 카드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VVIP 카드 회원을 충성도 있는 고객으로 확보하면 향후 회원이 몸담고 있는 기업의 법인카드로 채택되거나 비슷한 부유층의 카드 가입 증가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