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 "FICC 분야를 IB와 투톱으로 육성할 것"
“투자은행(IB)과 FICC(채권·외환·파생상품) 분야를 회사 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을 생각입니다. 시장 상황이 순탄치 않겠지만 새로운 기초자산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고민하고 개발한다면 기회는 충분합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사진)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부동산 항공기 등의 자산영역을 IB 분야인 대체투자로 끌고 온 ‘구조화 금융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6월 KTB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이 분야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짧은 시간이지만 성과는 좋았다. 1억7200만달러 규모의 해외 항공기 투자 주선을 시작으로 두 건의 항공기 투자 주선에 성공했다. 유럽 지역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신규 투자건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KTB투자증권의 순영업수익(영업수익-영업비용+판매관리비) 중 47%가 이 같은 대체투자를 포함한 IB 부문에서 나왔다.

올해 시장은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려 미국 등지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서다. 경쟁도 치열하다. 최 사장은 “해외에 나가 보면 한국 증권사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체투자에도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이 올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채권 및 외환, 파생상품을 다루는 FICC 분야다. 지난해 IB 분야 육성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이 분야를 성장시켜 회사 수익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외화표시채 시장, 중국계 은행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예금유동화(ABCP)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FICC 부문과 IB는 서로 접목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기업 내 정보교류차단규정(차이니스월)에 저해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협력해 시장을 넓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존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기회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최 사장은 “과거 부동산과 항공기를 IB 영역으로 보지 않았듯이 새로운 기초자산에서 차별화된 구조화를 이끌어낼 경우 오히려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특히 국내외에서 자금 수요가 늘고 있는 상하수도 환경 개선 사업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대체투자 분야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유럽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설립과 관련한 자금 수요가 있어 6~7건 정도를 검토 중”이라며 “상반기에는 이 분야에서도 신규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B투자증권은 최 사장 취임 이후 IB 부문뿐 아니라 리테일 영역에서도 그동안 멈췄던 성장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타깃형 광고와 처음 가입하는 사람들에게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을 준 것이 주효했다. 매월 1000개씩 계좌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는 ‘1만 계좌’ 확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 이후 가장 집중한 부분이 ‘조직 통합’이었다”며 “전 직원과 보이차를 함께 마시며 대화를 나눴고 회사를 바꾸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한 결과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는 증권뿐 아니라 벤처캐피털, 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