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증권이 오는 4월부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HTS를 통한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는 이미 지난해 11월 종료했다. HTS는 개인 고객으로부터 주식 매매를 위탁받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기술(IT) 인프라로 꼽힌다. 증권사에서 HTS 운영을 중단하는 건 개인 고객 영업을 접는 것과 마찬가지다.

리딩투자증권은 대신 투자은행(IB)과 홀세일(법인영업) 부문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회사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김충호 사장(사진)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조치다. 리딩투자증권은 IB와 홀세일 사업부문의 실적 향상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4~9월) 영업이익 4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영업수익) 289억원 가운데 약 190억원이 IB와 홀세일에서 나왔다.
현대상선 재무담당 출신인 김 사장은 2000년 하나증권(현 하나금융투자)에 입사하며 증권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리딩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을 거치며 줄곧 IB 업무를 맡아왔다. 2015년 12월 리딩투자증권에 IB 부문 부사장으로 돌아온 뒤 회사가 매물로 나오자 아예 직접 인수주체로 나섰다. 그는 지난해 10월 MBO(management buy out: 경영진과 임직원에 의한 회사 인수) 방식으로 리딩투자증권을 인수했다. 김 사장은 임직원과 함께 약 150억원을 출자한 유한회사 CKK파트너스를 통해 리딩투자증권 지분 29.89%를 확보했다. 국내 증권업계의 첫 MBO 사례였다.

김 사장은 리딩투자증권을 IB 가운데서도 부동산 분야 구조화금융(SF)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 특화하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올해 서울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을 비롯한 임대주택 사업 5~6개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지 중 한 곳은 다음달 토지주들과 매매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른 금융회사나 부동산 시행사 등과 함께 임대주택을 운영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지분투자해 임대수익 배당으로 연 8~10%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더해 PF 주선으로 조달금의 1%가량을 수수료로 받게 된다.

사업비 7000억~8000억원 규모인 ‘인천 송도 6·8공구 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발주로 송도의 마지막 남은 땅인 6공구와 8공구 총 128만여㎡에 아파트와 상가시설 등 대규모 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리딩투자증권은 건설사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3월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홀세일 부문에서도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된 법인 고객을 확보해 수익을 늘릴 계획이다.

IB와 홀세일 부문 실적을 앞세워 올해 영업이익 1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연말 이후에는 그동안 적자 때문에 하지 못한 주주배당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도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5년 뒤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