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이예하 뷰노코리아 대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5분 걸리던 성장판 검사 20초로 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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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CT 촬영사진 등 의료데이터 가공해 의사에 제공
임상시험 진행…올 상용화 계획
"의사 대체하는 인공지능 아닌 정확한 진단 돕는 기술 만들 것"
임상시험 진행…올 상용화 계획
"의사 대체하는 인공지능 아닌 정확한 진단 돕는 기술 만들 것"
“의사를 대체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의사가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거예요.”
이예하 뷰노코리아 대표는 회사의 비전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이 보조수단으로서 인간의 지능과 합쳐질 때 빛을 발한다는 얘기다. 뷰노코리아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의료 데이터를 가공하는 벤처기업이다. 딥러닝이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분류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수십만장의 개와 고양이 사진을 컴퓨터에 입력해두면 개와 고양이 사진이 뒤섞여있어도 개인지, 고양이인지 구분해낸다. 이세돌을 격파한 알파고도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이다.
뷰노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가공한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한다. 최근 개발한 골 연령 판독 프로그램 ‘본에이지’는 성장판이 닫혀있는지 열려있는지를 검사할 때 병원에 축적된 수만건의 엑스레이 촬영 사진들을 분류해 환자와 비슷한 골 연령의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의사에게 제안한다. 의사는 그 제안을 참고로 환자의 나이를 고려해 성장판이 닫혀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뷰노코리아는 현재 서울아산병원과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본에이지는 기존 5분이었던 검사시간을 20초로 줄였다. 정확도는 96%에 이른다. 뷰노코리아는 올 상반기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료기기 허가신청을 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알고리즘은 폐질환 여부를 판단할 때도 활용된다. 폐질환 검사는 의사가 환자의 CT 촬영 사진을 보고 진행한다. 이때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에 축적된 2만건가량의 CT 촬영 사진들을 분류하고 정리해 의사의 판단을 돕는다.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과 미만성간질성폐질환(DILD) 데이터를 분석하고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영상뿐만 아니라 생체신호, ERM(전자의무기록)까지 통합해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이다. 주로 데이터 인식과 분석 툴을 연구했다. 회사 조직을 벗어나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같은 팀원이었던 김현준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정규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설득해 2014년 뷰노코리아를 세웠다.
처음부터 의료기기를 만들 생각으로 창업한 건 아니었다. 처음엔 주 전공이었던 데이터 인식과 분석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기저귀 사진을 찍으면 기저귀 판매회사를 연결해주는 아이디어였다. 시장조사를 하던 중 대학병원들이 수십년간 축적해온 의료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알게 됐고 의료기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대표는 “옛말에 경험 많은 의사들은 ‘얼굴 때깔만 봐도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며 “수많은 임상 데이터를 환자 진료와 예방에 활용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뷰노코리아는 공적개발원조(ODA)에도 참여한다. 올해부터 한국국제협력단의 ODA 프로그램에 참여해 몽골 의료진과 성매개 감염병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뷰노코리아의 딥러닝 기술에 몽골 현지의 임상 데이터를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다. 이 대표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만 있다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이예하 뷰노코리아 대표는 회사의 비전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이 보조수단으로서 인간의 지능과 합쳐질 때 빛을 발한다는 얘기다. 뷰노코리아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의료 데이터를 가공하는 벤처기업이다. 딥러닝이란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한 뒤 분류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수십만장의 개와 고양이 사진을 컴퓨터에 입력해두면 개와 고양이 사진이 뒤섞여있어도 개인지, 고양이인지 구분해낸다. 이세돌을 격파한 알파고도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이다.
뷰노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가공한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한다. 최근 개발한 골 연령 판독 프로그램 ‘본에이지’는 성장판이 닫혀있는지 열려있는지를 검사할 때 병원에 축적된 수만건의 엑스레이 촬영 사진들을 분류해 환자와 비슷한 골 연령의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의사에게 제안한다. 의사는 그 제안을 참고로 환자의 나이를 고려해 성장판이 닫혀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뷰노코리아는 현재 서울아산병원과 이 프로그램을 적용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본에이지는 기존 5분이었던 검사시간을 20초로 줄였다. 정확도는 96%에 이른다. 뷰노코리아는 올 상반기 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료기기 허가신청을 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 알고리즘은 폐질환 여부를 판단할 때도 활용된다. 폐질환 검사는 의사가 환자의 CT 촬영 사진을 보고 진행한다. 이때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에 축적된 2만건가량의 CT 촬영 사진들을 분류하고 정리해 의사의 판단을 돕는다.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과 미만성간질성폐질환(DILD) 데이터를 분석하고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영상뿐만 아니라 생체신호, ERM(전자의무기록)까지 통합해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출신이다. 주로 데이터 인식과 분석 툴을 연구했다. 회사 조직을 벗어나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같은 팀원이었던 김현준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정규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설득해 2014년 뷰노코리아를 세웠다.
처음부터 의료기기를 만들 생각으로 창업한 건 아니었다. 처음엔 주 전공이었던 데이터 인식과 분석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다. 스마트폰으로 기저귀 사진을 찍으면 기저귀 판매회사를 연결해주는 아이디어였다. 시장조사를 하던 중 대학병원들이 수십년간 축적해온 의료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알게 됐고 의료기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대표는 “옛말에 경험 많은 의사들은 ‘얼굴 때깔만 봐도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며 “수많은 임상 데이터를 환자 진료와 예방에 활용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뷰노코리아는 공적개발원조(ODA)에도 참여한다. 올해부터 한국국제협력단의 ODA 프로그램에 참여해 몽골 의료진과 성매개 감염병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뷰노코리아의 딥러닝 기술에 몽골 현지의 임상 데이터를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다. 이 대표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만 있다면 어디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