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에이스 투수 더스틴 니퍼트(36·사진)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연봉 200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두산은 23일 2016년 KBO리그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 니퍼트와 총액 210만 달러(약 24억5000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998년 KBO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고 액수다. 종전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 기록은 지난해 한화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2)의 190만 달러였다.

이로써 2011년 총액 3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 연봉 20만달러)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니퍼트는 KBO리그 데뷔 6년만에 리그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특급 용병에 오르며 7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니퍼트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KBO데뷔 이후 줄곧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니퍼트는 2015년 부상(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6승에 그치며 연봉 30만달러가 삭감되는 수모를 겪었다. 2015년 시즌 내내 부상으로 제대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그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 출전해 3승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16년 부상에 회복한 니퍼트는 팀의 1선발로 총 28경기에 출전,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17번째 20승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다승과 방어율, 승률(0.880)부문 1위를 차지하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KBO리그 최고 투수에 오른 니퍼트와 재계약이 마무리됨에 따라 두산의 3년 연속 우승에도 파란불이 커졌다. 일찌감치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두산 왕조시대를 연 두산이 지난해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69승을 합작한 판타스틱4가 건재하다는 평가다. 마무리 투수 이현승도 지난해 12월 계약기간 3년 총액 27억원에 FA 재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두산은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18승), 장원준, 유희관(15승)으로 이어지는 철벽 선발 투수진을 구축하며 한 시즌 최다승(93승) 기록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니퍼트를 필두로 한 두산 마운드의 F4는 정규시즌 144경기 중 113경기에 선발로 나와 69승을 합작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NC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이들 F4는 4경기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완벽 투구를 선보였다. 이들의 활약 속에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에서 10개 구단 가운데 1위(4.45)를 차지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