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가 연초부터 해외 유명 미술가 유치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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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호전으로 국제 미술시장 활력 기대에 전시회 박차
현대·국제·아라리오·리안 등 해외 유명작가 라인업 재정비
현대·국제·아라리오·리안 등 해외 유명작가 라인업 재정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의 해외 미술품을 국내에 판매하려는 상업 화랑의 경쟁이 신년 벽두부터 뜨겁다. 지난해부터 미국 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국제 미술시장의 호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자 화랑들이 해외 작가와 국내 판매 전속계약을 맺거나 외국 화랑 전속 작가의 작품에 대한 국내 판매권을 교류 형식으로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업 화랑들이 외국 작가와 전속계약을 맺고 작품을 판매한 경우 대금의 50~80%를 작가에게 줘야 한다. 외국 화랑 전속작가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경우에는 10%가량의 로열티를 추가로 내야 한다. 그런데도 화랑의 해외 미술품 판매 경쟁이 가열되는 것은 컬렉터들이 투자 리스크가 적고 환금성이 뛰어난 유망 해외 작가 작품에 눈을 돌리는 데 따른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 단색화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천경자·이우환 작품의 위작 논란이 계속되면서 부담을 느꼈다는 얘기다.
◆화랑들 유명 작가 유치전 치열
서울 청담동·인사동 일대의 중·대형 화랑은 지명도가 다소 높은 작가들의 국내 작품 판권을 확보하고 전시회를 잇따라 기획하고 있다. 국제 갤러리는 해외 유명작가를 국내에 소개하는 대표적인 화랑으로 꼽힌다. 그동안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를 비롯해 빌 비올라, 가다 아메르, 팀 노블&수 웹스터, 제니 홀처, 칸디스 브라이츠 등 쟁쟁한 작가 20여명과 전속 및 교류 계약을 맺고 국내 판권을 행사해왔다. 올해는 미국 작가 폴 맥카시와 네덜란드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을 끌어들여 판촉전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뉴페인팅 작가 줄리앙 슈나벨과 로버트 인디애나, 중국의 아이웨이웨이, 프랑스의 베르나르 브네 등과 교류해온 갤러리 현대는 오는 3월 ‘개념미술의 총아’ 라이언 갠더의 개인전을 열고 판매전에 들어간다. 이어 국내 판권을 이미 확보한 프랑스 네온아트의 선구자 프랑수아 모렐레와 아일랜드 설치작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전시회를 차례로 열어 고객 잡기에 나선다.
서울과 대구에 전시장을 갖고 있는 리안갤러리 역시 해외 유명작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안은 2007년 개관 이후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을 비롯해 프랭크 스텔라·알렉스 카츠·짐 다인(미국), 구사마 야요이(일본), 데미안 허스트(영국), 이미 크뇌벨(독일) 등의 작품을 잇달아 소개하며 단박에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엔 영국 ‘국민화가’ 토니 베반과 미국 조각가 조엘 샤피로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라리오 등은 ‘아시아 작가’에 초점
국제와 현대, 리안이 주로 해외 거장의 판권 교류에 역점을 두는 데 비해 아라리오갤러리와 바톤갤러리는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 조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라리오는 지난 18일 천안점에서 개인전을 시작한 일본 아방가르드의 대표작가 노부코 와타나베를 비롯해 중국의 가오 레이, 필리핀의 제럴딘 하비에르 등 아시아 작가 10여명의 국내 작품 판권을 확보하고 새해 전시회 라인업을 꾸렸다.
최근 독일의 막스 프리징거와 벨기에 쿤 반덴 브룩, 아일랜드의 데이비드 오케인과 전속 계약을 맺은 바톤갤러리도 연초부터 조제 오스볼트(영국), 피터 스틱버리(뉴질랜드) 등의 작품 판매 마케팅에 나섰다.
PKM갤러리는 오는 4월 덴마크 설치미술가 울라퍼 엘리아슨의 개인전을 시작하고, 학고재화랑은 팀 아이텔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40~50대 기업인들 대상 판매 마케팅
화랑들이 앞다퉈 해외 작가를 유치하는 것은 최근 미술애호가로 급부상한 40~50대의 기업 오너들이 미국 유럽 등 해외 미술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미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전 기업인들이 국내 인기 화가와 도자기, 고서화를 중심으로 수집한 것과 달리 요즘엔 미국 중국 중동 등 해외 신흥 부호들의 아트 투자 기법을 벤치마킹하면서 외국 미술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것. 지난해 미술품 수입 규모는 1200억원대로 추산되고, 서울옥션과 K옥션 경매에서는 약 130억원어치의 해외 미술품이 거래됐다.
미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면서 국제 미술시장이 조만간 활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화랑들의 해외 작가 유치 배경으로 꼽힌다. 구삼본 리앤구아트 대표는 “국제 미술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 외국 작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힘든 국내 작가들은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상업 화랑들이 외국 작가와 전속계약을 맺고 작품을 판매한 경우 대금의 50~80%를 작가에게 줘야 한다. 외국 화랑 전속작가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경우에는 10%가량의 로열티를 추가로 내야 한다. 그런데도 화랑의 해외 미술품 판매 경쟁이 가열되는 것은 컬렉터들이 투자 리스크가 적고 환금성이 뛰어난 유망 해외 작가 작품에 눈을 돌리는 데 따른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 단색화 작품값이 급등하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천경자·이우환 작품의 위작 논란이 계속되면서 부담을 느꼈다는 얘기다.
◆화랑들 유명 작가 유치전 치열
서울 청담동·인사동 일대의 중·대형 화랑은 지명도가 다소 높은 작가들의 국내 작품 판권을 확보하고 전시회를 잇따라 기획하고 있다. 국제 갤러리는 해외 유명작가를 국내에 소개하는 대표적인 화랑으로 꼽힌다. 그동안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를 비롯해 빌 비올라, 가다 아메르, 팀 노블&수 웹스터, 제니 홀처, 칸디스 브라이츠 등 쟁쟁한 작가 20여명과 전속 및 교류 계약을 맺고 국내 판권을 행사해왔다. 올해는 미국 작가 폴 맥카시와 네덜란드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을 끌어들여 판촉전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뉴페인팅 작가 줄리앙 슈나벨과 로버트 인디애나, 중국의 아이웨이웨이, 프랑스의 베르나르 브네 등과 교류해온 갤러리 현대는 오는 3월 ‘개념미술의 총아’ 라이언 갠더의 개인전을 열고 판매전에 들어간다. 이어 국내 판권을 이미 확보한 프랑스 네온아트의 선구자 프랑수아 모렐레와 아일랜드 설치작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전시회를 차례로 열어 고객 잡기에 나선다.
서울과 대구에 전시장을 갖고 있는 리안갤러리 역시 해외 유명작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안은 2007년 개관 이후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을 비롯해 프랭크 스텔라·알렉스 카츠·짐 다인(미국), 구사마 야요이(일본), 데미안 허스트(영국), 이미 크뇌벨(독일) 등의 작품을 잇달아 소개하며 단박에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엔 영국 ‘국민화가’ 토니 베반과 미국 조각가 조엘 샤피로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라리오 등은 ‘아시아 작가’에 초점
국제와 현대, 리안이 주로 해외 거장의 판권 교류에 역점을 두는 데 비해 아라리오갤러리와 바톤갤러리는 비교적 덜 알려진 작가 조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라리오는 지난 18일 천안점에서 개인전을 시작한 일본 아방가르드의 대표작가 노부코 와타나베를 비롯해 중국의 가오 레이, 필리핀의 제럴딘 하비에르 등 아시아 작가 10여명의 국내 작품 판권을 확보하고 새해 전시회 라인업을 꾸렸다.
최근 독일의 막스 프리징거와 벨기에 쿤 반덴 브룩, 아일랜드의 데이비드 오케인과 전속 계약을 맺은 바톤갤러리도 연초부터 조제 오스볼트(영국), 피터 스틱버리(뉴질랜드) 등의 작품 판매 마케팅에 나섰다.
PKM갤러리는 오는 4월 덴마크 설치미술가 울라퍼 엘리아슨의 개인전을 시작하고, 학고재화랑은 팀 아이텔의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40~50대 기업인들 대상 판매 마케팅
화랑들이 앞다퉈 해외 작가를 유치하는 것은 최근 미술애호가로 급부상한 40~50대의 기업 오너들이 미국 유럽 등 해외 미술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미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전 기업인들이 국내 인기 화가와 도자기, 고서화를 중심으로 수집한 것과 달리 요즘엔 미국 중국 중동 등 해외 신흥 부호들의 아트 투자 기법을 벤치마킹하면서 외국 미술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것. 지난해 미술품 수입 규모는 1200억원대로 추산되고, 서울옥션과 K옥션 경매에서는 약 130억원어치의 해외 미술품이 거래됐다.
미국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면서 국제 미술시장이 조만간 활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화랑들의 해외 작가 유치 배경으로 꼽힌다. 구삼본 리앤구아트 대표는 “국제 미술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 외국 작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힘든 국내 작가들은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