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개발자인 앤디 루빈(사진)이 구글을 떠난 지 2년여 만에 인공지능(AI) 기반의 고성능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홈 등 구글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루빈은 다양한 가전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구현한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에센셜(Essential)’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예정이다. 에센셜은 애플은 물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등에서 40여명의 임직원을 채용한다.

루빈이 개발 중인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7플러스의 5.5인치 화면보다 큰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한 세련된 디자인에 메탈(금속) 소재 등으로 고급화할 것”이라며 “배터리 충전은 물론 에센셜과 다른 회사가 내놓을 각종 액세서리를 추가로 연결해 스마트폰 기능을 확장할 수 있게끔 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루빈의 새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독자 개발한 또 다른 OS를 적용할 경우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루빈은 2005년 자신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구글에 매각한 뒤 8년간 구글에 몸담으면서 안드로이드의 글로벌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2013년 안드로이드 업무에서 손을 떼고 구글의 로봇 사업부를 맡은 그는 2014년 구글에서 퇴사해 벤처캐피털인 플레이그라운드글로벌을 설립했다. 이후 AI와 로봇, 증강현실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을 지원해 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