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에서 전시라니, 유명세 덕에 ‘화가 놀이’도 쉽게 하네.” “대중이 미술에 관심을 갖게 해주니 좋기만 하다.”

최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열리는 배우 구혜선의 개인전(사진)이 논쟁의 주제다. 의견이 특히 엇갈리는 것은 전시 장소다. 미술 경력이 짧은 사람이 국내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예술의전당에서 개인전을 여는 게 유명세 때문 아니냐는 얘기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실은 모두 7곳. 제1~6전시실은 미술관 건물 1개 층당 2개씩 모여 있고, 7전시실만 다른 건물에 있다. 통상 1~4전시실에선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주로 열린다. 1~2전시실에선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전’이, 3~4전시실에선 아르누보 양식의 선구자인 알폰스 무하 전, 전시공간이 작은 5~6전시실에선 폴란드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 전이 열리고 있다.

구혜선이 개인전을 여는 제7전시실은 예술의전당 1층 통로공간 비타민스테이션 안에 있다. 예술의전당의 대문 격인 주출입구를 지나면 바로 보인다. 2014년 9월 가수 조영남도 이 곳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7전시실에선 신진·중견 화가들의 그룹전이나 개인전이 많이 열린다. 일단 ‘예술의전당’ 이름을 걸고 전시할 수 있어 인기다.

공간 면적(357㎡)이나 대관료도 이름값이 비슷한 다른 전시장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다. 전시공간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2개관 중 작은 쪽인 2관(609㎡)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 관계자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한 전시에서 아울러 보여주려는 화가들이 250~350㎡ 정도의 공간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대관 비용도 인사동 등지의 화랑과 비슷하다. 7전시실의 대관 비용은 하루 68만원. 여기에 부가세와 작품 받침대 등 부가 비용이 추가된다. 10일 이상 대관이 원칙이므로 개인전을 열려면 최소 7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비슷한 규모의 인사동 유명 전시장은 7일 대관 비용으로 700만원에 부가세를 별도로 받고 있다.

올해 대관 예약은 95%가량 차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프로급’ 작가가 아닌 사람들부터 동인 모임, 중견 작가까지 다양한 이들이 대관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