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오는 6일 발표한다. 증권업계에선 갤럭시노트7 충격을 딛고 8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좋지 않았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에서 막대한 돈을 벌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8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갤럭시S7이 잘 팔린 지난해 2분기 9분기 만에 8조원대(8조1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3분기엔 갑작스런 갤럭시노트7 단종 탓에 5조200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을 한 분기 만에 8조원대로 되돌린 건 반도체의 힘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4조원대 중반 수준의 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3조370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업계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어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독보적 기술로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와 18나노미터(㎚) D램 등 첨단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IT업체들이 가격 불문하고 공급만 해달라고 줄을 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D램의 영업이익률이 40%대, 낸드는 3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가 늘고 있고, LCD(액정표시장치)도 작년 하반기부터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TV와 가전을 앞세운 소비자가전(CE) 부문도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효과도 일부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원 오르면 분기 이익이 최대 8000억원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5000억원 안팎의 환율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8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한다”며 “반도체 등 핵심 부품사업의 압도적 경쟁력이 시장 예상을 넘는 실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