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침실 전등이 자동으로 켜진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이 밝은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건넨다.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백현이 일정을 읊어준다. “오전 9시에 부서 회의가 있고, 낮 12시엔 거래처와 점심 약속이 잡혀 있네요.” 말이 끝나자마자 TV 모니터가 켜진다. 화면에 업무용 뉴스 스크랩이 한눈에 펼쳐진다. 팬들의 즐거운 공상 같지만 머지않은 현실이다.

SM엔터테인먼트(SM)가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에서 단독 부스를 꾸며 선보이는 음성 비서 브랜드 ‘위드’(사진)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기술에 유명 연예인 콘텐츠를 접목했다. 연예인의 목소리를 입힌 AI가 사용자의 음성 지시에 따라 비서 겸 집사 서비스를 해준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CES에 단독 부스를 차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SM 관계자는 “이수만 SM 대표가 그간 사내에서 ‘스타와 AI의 시대가 온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 수준이 비슷할 땐 콘텐츠가 차이를 만든다”고 입을 모은다. 음성형 AI 비서에 유명인의 목소리를 입히는 시도가 이어지는 이유다. 페이스북이 상용화를 준비 중인 AI 비서 ‘자비스’의 목소리 주인은 미국 영화배우 모건 프리먼이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유명한 그는 네티즌 설문조사를 거쳐 페이스북의 첫 번째 AI 비서 목소리로 낙점됐다.

위드의 ‘두뇌’는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을 기반으로 한 SK C&C의 AI 에이브릴이다. SM과 SK C&C는 지난해 11월 에이브릴을 기반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개발 협약을 맺고 음성비서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CES에선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스피커형 AI 비서를 소개한다. 올해 한국어 서비스를 추가하고, 다른 형태의 기기도 차차 공개할 계획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