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고위관계자들로부터 확보했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최순실 지원 지시’ 진술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일 “확대해석했거나 의도에 맞춰 짜맞춘 해석일 것”이라며 발언 자체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했다. 삼성 측은 “승마협회에 지원했을 뿐 최순실이나 정유라 등 특정인을 염두에 둔 지원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특검에서 밝힌 삼성 고위급 역시 이 같은 취지로만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조만간 예상되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등에 대한 특검 소환에는 “당당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이뤄졌으며 불법이나 부끄러운 일을 한 적 없다”며 “로비 등에 나선 적이 없는 만큼 당당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 안팎에선 특검 수사 과정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검이 스스로 그린 논리에 끼워 맞추려 실제와 다른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것 같다”며 “법원에 재판을 받기에 앞서 특검이 주도하는 여론 재판에서 이미 유죄를 선고받는 느낌”이라고 했다.

삼성은 통상적인 신년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특검 수사 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초엔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해 경영진과 간담회를 했다. 최 부회장은 매 분기 첫날 삼성 미래전략실 정례조회를 열었다. 이 부회장과 최 부회장은 이를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