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은행 생존경쟁 '최대 격전지'는 모바일뱅킹
핀테크(금융+기술)와 결합한 모바일뱅킹에서 앞서가기 위한 금융그룹들의 경쟁이 새해 벽두부터 뜨겁다.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은 일제히 2017년 핵심 경영 과제의 하나로 모바일 등 비(非)대면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내걸었다.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365일·24시간 영업에 나서는 데다 카카오뱅크도 올 상반기 안에 문을 열 것으로 보여 디지털뱅킹 흐름에서 뒤처지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이 보편화하면서 은행들은 영업점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2012년 이후 4년간 10곳 중 1곳꼴로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은 모바일뱅킹발(發)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을 은행장 신년사의 키워드로 제시하며 인터넷·모바일뱅킹 부문 강화를 한결같이 강조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간단한 문장 입력과 음성 인식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텍스트뱅킹을 선보인 데 이어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미래금융사업부를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하기로 했다.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는 SK텔레콤과 합작해 설립한 핀크를 활용해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미래채널그룹에 스마트마케팅부와 스마트채널지원 조직을 신설해 이동통신사 등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확대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써니뱅크를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전자지갑 등 핀테크 서비스를 현지에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내놓은 ‘위비 중도금 대출’처럼 위비뱅크 전용 상품 출시에 주력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역시 모바일 서비스 확대를 위해 디지털뱅킹본부를 신설했다.

은행들의 투자가 모바일·인터넷뱅킹에 집중되면서 오프라인 점포는 계속 줄고 있다.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SC제일 씨티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말 영업점(출장소 포함) 수는 4144개다. 2015년 말 4311개에서 167개(3.9%) 줄었고, 2012년에 비해선 12.2% 감소했다.

국내 영업점 축소 움직임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2800여명 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오는 9일께 전국 47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곳을 중심으로 올해 각각 40여개와 30여개 영업점을 줄일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 네트워크 확충엔 앞다퉈 나서고 있다. 당장 우리은행은 올해 250개 해외 네트워크를 추가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와 해외 네트워크 비중을 50 대 50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핀테크 흐름과 모바일·인터넷뱅킹에서 뒤처지면 결국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해외 시장 진출 때도 모바일뱅킹은 투자 리스크 대비 효율성이 매우 높아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은정/이현일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