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새해 통화정책 키워드로 ‘금융 안정’을 꼽았다.

이 총재는 1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본 유출입 동향 등을 점검해 필요할 때 안정화 대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금융안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특히 1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 감독당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가계부채 급증세를 안정화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유가 상승으로 물가 오름세는 확대되겠지만 성장세는 완만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앞으로 상당 기간은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으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을 꼽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도 언급했다.

구조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가계부채 누증, 노동시장 이중구조, 소득 불균형 등에 대응한 개혁과제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눈앞의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방치할 경우 성장잠재력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