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2000~2050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국내 증시도 박스권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유겸 연구원은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 증시는 차기 행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주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다"며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매력) 부담이 누적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3일 발표되는 12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및 고용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의 견조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계절적 요인 등으로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가 당분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대내 여건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기업들의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지난달 27일 기준 8조1000억원"이라며 "전년 동기 대비 32.0%, 전 분기 대비해서는 55.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선된 IT업황이 삼성전자의 실적에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가격이 상승했고, 수출 출하량이 증가했다"며 "환율 여건도 우호적으로 작용해 갤럭시노트7 파동을 딛고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효과에 힘입어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최근 36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동안의 4분기 실적 시즌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라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시장의 초점이 집중될 4분기 실적 시즌은 비관보단 낙관이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올해 국내 증시의 중장기 실적 비관론을 탈피하고, 순이익 100조원 시대의 개막을 암시하는 긍정적 상황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IT주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IT주가 CES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짚었다. CES를 기점으로 반도체에 국한됐던 시장 투자자들의 시선이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전장부품 소프트웨어 등 IT업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자율주행차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기반한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 볼 예정"이라며 "콘티넨탈의 생체인식 시스템 탑재 자동차 전장부품, 보쉬의 사물인터넷(IoT) 집중화 전략, 혼다의 AI 감정엔진 탑재 전기차 등이 공개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주도주로 IT주가 손꼽히지만 전문가들은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도 주문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내수주가 부각되는 만큼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진행된 달러 강세가 수출기업의 4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집중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