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약 2017] 유로존, 작년보다 회복 더뎌…고유가에 실업률 '발목'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올해 다소 더딘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1.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 1.7%보다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유로존 성장률이 1.6%로 작년(1.7%)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유로존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작년보다 좋지 않다. 산유국들이 감산을 합의한 이후 원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그만큼 저유가로 인한 소비 증대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족한 내수 소비를 수출이 보충해줘야 하지만 최근 기세가 높아진 반(反)세계화와 보호무역주의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로존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문제들도 그대로다. 유로존 평균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 임금 상승률은 제자리걸음이다. 지금 상태론 소비가 늘어나기 힘들다고 OECD는 진단했다. 기업 투자도 올해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유럽 은행이 부실을 떨쳐버리지 못해 기업 대출에 소극적이고, 기업들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유럽 통합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에서 총투자를 뜻하는 총고정자본 형성이 작년 3.0% 증가에서 올해 2.5% 증가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정부 정책이다. 전망을 내놓은 국제기구들은 유로존 회원국이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경제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직장이 있어야 사람들이 돈을 쓰는데 고용을 늘리려면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