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를 계속 별나게 유지하자(Keep portland weird).’ 아웃도어업체 블랙야크가 작년에 인수한 패션브랜드 나우(nau)가 탄생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시(市)의 슬로건이다. 건물 자동차 표지판 등 도시 곳곳에 이 문구가 붙어있다. 이 도시 사람들의 생활은 좀 별나다. 손수 재배한 농산물로 조리한 요리를 지역 주민들과 나눠 먹길 좋아한다. 브랜드 맥주를 마시지 않고, 수백 종류의 크래프트 맥주를 제조해 마신다.

포틀랜드는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킨포크’ 문화가 시작된 곳이다. 나우는 패션에 킨포크 생활양식을 담은 브랜드다. 나우의 제넷 처니 테크니컬 디자이너(사진 왼쪽)와 코트니 메릿 섬유소재 매니저(오른쪽)를 만나 브랜드 철학을 들어봤다.

브랜드 창립 멤버인 처니는 “지속가능한 패션이 브랜드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틀랜드에선 환경을 지키기 위해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다”며 “2007년 이들을 위한 친환경 의류를 선보이면서 나우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나우에 합류한 메릿도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에서 브랜드 원칙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의류 제작 방식을 예로 들었다. 나우에서 판매하는 오리털 재킷에 쓰인 오리털과 폴리에스터는 모두 재활용 원자재다. 메릿은 “생산과정에서 동물을 학대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활용 자재를 사용한다”며 “프랑스 파리에서 오리털 침구를 수거한 뒤 세척과정을 거쳐 미국에서 재가공해 오리털을 얻는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대량생산 원자재를 쓰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지만 브랜드 원칙을 지킬 수 있다는 것. 그는 “신소재를 개발할 때도 기능성은 갖추면서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연구한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하려면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했다. 나우 의류는 대부분 자연 색채 위주로 간결하게 디자인한다. 처니는 “유행에 휩쓸리는 디자인은 한 철 입고 버리기 일쑤”라며 “옷 한 벌로 두고두고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