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23가지 산조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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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악 독주곡인 산조는 국악의 진수로 불립니다. 악기로 낼 수 있는 가락과 기교를 한 곡으로 아우르기 때문입니다. 아주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 조금씩 빨라지다 가장 빠른 장단으로 끝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산조는 전승 중 가락이 가감되면서 다양한 특색을 지닌 유파로 나뉩니다. 줄을 짚고 흔드는 연주법인 농현, 조성 등 가락 표현과 장단 구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어 곡의 감정 변화가 다릅니다. 연주자의 기량도 중요합니다. 악기 연주자나 장단을 맞추는 고수에 따라 가지각색의 느낌을 줍니다.
서울 와룡동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내년 1월3일부터 2월23일까지 열리는 ‘수어지교2-산조’는 이렇게 다양한 산조곡을 여럿 비교해 감상할 수 있는 공연입니다. 자연음향을 표방하는 이 공연장에선 8주간 23가지 산조 공연이 열립니다.
공연은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아쟁 등 6가지 국악기별로 3~4가지씩 산조 유파를 소개합니다. 가야금산조 중 최옥삼류, 성금연류, 유대봉류, 김병호류를 각각 무대에 올리는 식이죠. 연주자 총 23명이 무대에 설 예정입니다.
내년 1월3일 첫 공연을 여는 아쟁 연주자 한림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연주합니다. 한림은 “김일구류 산조는 가야금 성음과 소리 성음을 따서 만든 산조로, 사람의 소리와 흡사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일구 명인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의 전수교육 조교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산조에 판소리 성음의 특징이 많이 보인다고 하네요.
내년 1월4일 무대에 서는 오경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은 신쾌동류 거문고산조를 장구 장단 없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거문고산조는 신쾌동류와 한갑득류가 대표적인데요. 보통은 장구 장단이 곁들여집니다. 오 악장은 “신쾌동류 산조는 호쾌한 술대법(거문고 줄을 때려 튕기는 주법)이 특징이라 반주가 없어도 장단이 들리는 효과를 줄 것”이라며 “장구 무반주 산조 연주는 거문고 산조가 아니면 듣기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악앙상블 아라연의 가야금 연주자 윤도희는 내년 1월17일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를 공연합니다. 그는 이 곡의 특징으로 장단을 꼽았습니다. “여러 가야금산조 유파 중 유일하게 성금연류 산조에만 등장하는 굿거리장단이 감칠맛나는 선율을 선사할 것”이라고 하네요.
내년 1월19일엔 해금연주자 천지윤이 지영희류 해금 산조를 선보입니다. 산조 대부분이 남도 시나위나 판소리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경기지역 가락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천지윤은 “굿거리와 자진모리에서의 재치넘치는 선율이 백미”라고 짚었습니다.
서울돈화문국악당 관계자는 “각 유파에만 있는 서로 다른 특징들을 알아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산조를 찾아보는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공연을 소개했습니다. 자연음향 공연장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국악곡을 골라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5000원~2만원. (02)3210-7001 (끝) /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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