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국민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가 발전하고 모바일·인터넷뱅킹이 확산되면서 지점 수가 줄어드는 등 인력 감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올해 실적이 괜찮아 대규모 희망퇴직금을 감당할 여력이 생긴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은 지난달부터 대규모 희망퇴직을 했거나 조만간 할 예정이다. 올초 희망퇴직제도를 없앤 기업은행 등 몇 곳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에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작년(344명)보다 19%가량 많은 410명이 몰렸다.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이면 누구나 퇴직금 외에 20개월치 급여를 받고 퇴직하는 조건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시행해 66명의 직원을 내보내기로 했다. 올해는 만 49세 이상으로 대상자를 제한했지만 적지 않은 인원이 몰렸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전 직원의 20%에 가까운 961명이 은행을 떠났다.

광주은행도 지난달 만 4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지난해(88명)보다 많은 102명을 퇴직시켰다.

하나은행은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만 38세 이상, 근속 기간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퇴직’ 희망자를 접수한다. 직급에 따라 22~27개월치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또 최대 2000만원의 자녀학자금과 최대 1000만원의 건강관리 지원금을 준다. 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 지원금으로도 500만원을 준다.

우리은행은 이달 26일까지 ‘전직 지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받고 있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물론이고 일반 직원도 신청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의 희망퇴직은 3600여명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