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시장의 다우지수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국 코스피지수도 본격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지수 상승에 적극 ‘베팅’하고 있다. ‘트럼프 랠리’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에 한국 기업의 실적 향상이 맞물릴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기관·외국인 '코스피 상승'에 베팅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과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날까지 기관 순매수 종목 1~3위는 TIGER200, KODEX레버리지, KODEX200 등 ETF가 차지했다. 순매수 금액은 7543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투자자도 지수 상승률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KODEX레버리지를 319억원어치 사들였다.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지수연동형(인덱스) 펀드다. 주로 저점(1900선)에 사서 고점(2000선)에 매도하는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8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선 이후에도 기관과 외국인이 ETF를 꾸준히 사들인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은 선물·옵션 만기일인 8일 코스피200 지수선물 9899계약을 순매수했다. 보유 중이던 12월물을 내년 3월 선물로 이전(롤오버)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롤오버 시장에서 대부분 매도해 오던 외국인이 태도를 바꾼 것은 내년 3월 코스피지수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에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지속돼 온 미국과 한국 증시 간 지수 상승 격차 확대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다우지수는 13일(현지시간) 114.78포인트(0.58%) 상승한 19,911.21에 거래를 마치며 20,000시대를 목전에 뒀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점차 걷혀가는 만큼 한국 증시가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만수/나수지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