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유튜브·아마존 등 자체 콘텐츠 제작에 힘쏟아
국내선 불법 다운 등 '걸림돌'
넷플릭스와 아마존, 훌루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은 자체 콘텐츠 제작도 강화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성공 이후 다양한 시리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비 5000만달러(약 586억원)를 전액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옥자’는 내년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방영된다. 아마존은 올해 시리즈물인 ‘골리앗’ ‘원 미시시피’ 등을 선보였고, 훌루도 지난 8월 무료 서비스 중단 이후 자체 시리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국내 OTT 사업자들은 자체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체 제작 시리즈는 대부분 저예산으로 제작할 수 있는 소규모 프로그램에 그친다. 수익성이 좋지 않아서다. 이용률이 기존 방송사 콘텐츠에 몰려 성과를 내기 쉽지 않고, 콘텐츠 유료 이용자도 많지 않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발표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의 43.8%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들은 콘텐츠 가격을 제대로 받기 힘든 국내 시장의 특징이 OTT 서비스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돈을 내고 OTT 콘텐츠를 시청하는 국내 이용자는 300만명 미만이다. 지난 6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부의 정책 해우소 행사에서 ‘300만의 저주’란 말이 나왔을 정도다. 국내 콘텐츠의 불법 내려받기 사이트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웹하드 등 대체 서비스 접근도가 높은 것도 콘텐츠 제값 받기의 장애물로 꼽힌다.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모바일 시청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콘텐츠 시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젊은 세대는 소액결제에 익숙해 유료 콘텐츠 소비율이 높은 편이다. 콘텐츠 불법 유통이 근절된다면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OTT 서비스가 유료 방송의 명분을 살려 양질의 콘텐츠를 내놓는다면 이용자들이 기꺼이 정당한 가격을 내고 콘텐츠를 향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결국 국내 콘텐츠산업 생태계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