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부양해도 6% 성장…2018년 4%대 떨어질 수도
인도 7.5% 상승하며 호조…러·브라질도 침체탈출 기대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7 세계경제 대전망》(한국경제신문사 국내 독점 발간)을 통해 “성장 침체가 이제는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며 “6년 연속 세계 총생산 증가율이 3%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구촌 경제가 튼튼할 때는 한 해에 평균 4% 정도 성장한다. 1985~2005년 세계 총생산은 연평균 3%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내년에 아시아는 5.2%, 북미 2.3%, 서부 유럽 1.1%, 일본은 0.4%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를 이끌 동력을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총생산은 최근 6년 동안 연 2% 이상 증가한 적이 없고, 일본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빚더미에 짓눌리는 고통을 참아내면서까지 경기를 부양해도 6%대 성장에 머물고 이마저도 2018년에는 4%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우 10년 이상 두 분기 연속 강한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미국 금리는 중앙은행(Fed)이 두 번 이상 올릴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한 차례(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더 이상 올려서는 미국 경제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여파로 애초 2.3%였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1.6%로 낮췄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률 하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생산성 둔화를 꼽았다. 1990~2005년 미국의 노동인구 1인당 생산성은 매년 약 1.9%씩 증가했지만 지난 10년간은 기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보였다는 것이다. 유로존 국가들은 원래 미국보다 낮았지만 더 추락했다. 하향세에 접어든 생산성이 내년에 상승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성 저하뿐만 아니라 투자 감소와 과잉 규제가 서구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중산층의 가계소득이 가파르게 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내년에 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이 브렉시트 결정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러시아와 브라질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난다는 희소식도 기대했다. 러시아는 세계은행의 ‘사업하기 쉬운 나라’ 평가에서 올해 51위에 올라 2011년보다 72계단 수직 상승했다. 인도 경제는 7.5% 성장하며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의 깜짝 성장도 예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정부가 통화를 늘리고 자본통제와 수출세금 완화 등의 조치를 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졌다”면서도 “아르헨티나가 끝까지 견딘다면 내년에 물가 상승 압력이 감소하고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