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곳곳 포진한 신한은행 출신들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우리은행의 신임 사외이사로 내정되면서 4대 시중은행 이사회 멤버로 포진한 신한은행 출신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등 DNA’로 무장한 신한은행맨의 능력이 경쟁 금융회사에서도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신한 출신 인사로는 KB금융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올 2월 산업은행 회장에 오른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있다.

신 전 사장은 9일 우리은행 이사회와 30일 임시주총을 거쳐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우리은행 지분 4%를 인수한 한국투자증권에서 사외이사 추천을 받았다. 신 전 사장은 사외이사들이 투표해 뽑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장을 거쳐 2009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그는 다섯 명의 우리은행 신임 사외이사 내정자 가운데 은행권 경력이 단연 돋보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한을 1등 금융그룹으로 키운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정부 손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 실험을 벌이는 우리은행에 적임이라는 평가도 많다.

신 전 사장과 박상용 연세대 교수, 노성태 전 한화경제연구원장 등 신임 사외이사들은 임원추천위원회 멤버로서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출을 주도하는 만큼 역할이 막중하다.

최영휘 전 사장은 신한금융의 최대 라이벌인 KB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윤종규 회장과 함께 KB금융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행과 옛 재무부(행시 15회)를 거쳐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입행해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신한의 대표적 전략통으로 불리며 지주사 출범, 굿모닝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인수 등을 주도했다.

이동걸 회장은 옛 한일은행을 거쳐 1987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경력을 대부분 신한금융에서 쌓은 신한맨이다. 신한은행 인사부장과 부행장을 지냈고 이후 신한캐피탈 사장과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첫 직장은 옛 서울은행이지만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하기 전 신한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좋은 우리은행 출신이 금융협회장으로 많이 포진하고 있다면 강한 추진력과 업무 능력으로 인정받는 신한은행 출신은 경쟁 금융사로 곧잘 진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