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로 신약개발 앞당긴다
“어떤 유전적 특징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신약을 개발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는 컴퓨터 임상시험(인실리코)이 보편화되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전정보에 따라 환자군을 세분하거나 신약에 반응을 보이는 유전적 특성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면 임상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유전체가 어떻게 변이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인실리코로 신약 효과를 입증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신약개발 단계에서 인실리코를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리서치 기업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신약개발에 인실리코를 활용하면 개발비용을 최대 25%까지 낮출 수 있다.

2009년에 설립된 신테카바이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기업으로 인실리코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르게 분석한다. 경쟁사들이 1년에 100여명의 유전체 분석을 한다면 이 회사는 한 달에 5000명까지 분석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수천명의 유전체 정보를 인종, 성별, 질병별로 통합한 빅데이터인 개인유전체맵플랫폼(PMAP)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질병 유전형, 질환 원인 등의 정보가 담겨있어 질병 예방, 약물처방, 임상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국제암유전체협력단(ICGC) 심포지엄에서 2600명의 유전체를 통합·분석한 기술 등을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파트너 기업들과 지속적인 교류로 유전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파악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유전체 분석 및 맞춤의학 플랫폼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