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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여자가 오래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외국계 기업에 취업했다. 호주계 웨스트팩은행의 첫 여성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1990년대 초 200일이 넘는 파업을 이끌며 호주 본사 앞에서 1주일간 단식까지 했다. 서른아홉 살이던 1998년, 부도가 난 자동차 부품 업체를 인수했다. 회사는 어느덧 연매출 2200억원을 내는 중견기업으로 컸다. 수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김선현 오토인더스트리 대표(사진) 얘기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빅 앤 뉴(BIG & NEW!) 여성, 미래를 선도하는 경제의 주역’을 주제로 ‘제20회 여성경제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김 대표를 포함해 국가 경제에 기여한 여성기업 유공자 49명을 포상했다.

오토인더스트리는 핵심 부품에 대한 일괄생산이 가능한 국내 최고의 변속기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뒤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직원들이 합심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충남 예산에 1, 2공장이 있는데 내년에는 세 번째 공장을 준공해 수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역 젊은이들을 채용해 청년 고용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선희 박홍근홈패션 대표와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도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여 이날 산업포장을 받았다.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는 1996년부터 매년 개최돼 유공자 포상 등 경제인의 성과를 격려하고 있다.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여성경제인 스스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미래 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완벽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성기업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시대는 다양성과 유연성, 창의성이 뛰어난 여성이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