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한국 경제 전환점 될 등록엑스포
‘오늘 알바 일당은 4만9000원…. ‘김영란법’은 딴 세상 얘기. 내게도 내일이 있을까?’ 최근 많은 청년의 공감을 얻으며 큰 화제가 된 ‘광고 천재’ 이제석 씨의 광고 메시지다.

올해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8월 청년 실업률은 9.3%를 기록했다. 1999년 이후 동월 기준 최고치다. 청년실업 문제는 침체된 한국 경제가 보내는 ‘빨간불’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같은 메시지를 자주 듣는다.

이런 경고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지난 10월7일 발표된 노동부의 고용지표를 보면 월 비농업고용은 전월 대비 15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17만2000명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면서 실업률도 전월 4.9%에서 5.0%로 높아졌다.

주요 국가마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에서 빠져나올 해법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이나 국가적인 행사를 유치하는 데 경쟁적으로 나서는 실정이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는 브라질은 이번 올림픽과 2014년 월드컵 유치가 약 60조원의 경제효과와 30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은 2010년 상하이 등록엑스포를 통해 110조원의 경제효과와 63만명의 고용창출, 베이징올림픽을 유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도 글로벌 빅 이벤트인 1988 서울올림픽으로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이끌었고, 2002년 월드컵 개최는 2만달러 시대로 이끈 성장동력이 됐다.

이런 경제적 효과 때문에 일본은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을, 중국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2030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일찌감치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경제 100년을 책임질 수 있는 ‘터닝 포인트’로 무엇이 좋을지 고민해볼 차례인 것 같다. 이에 부산시는 세계 3대 빅 이벤트 중 한국이 유일하게 개최하지 못한 ‘등록엑스포’ 유치를 위해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5년마다 열리는 등록엑스포는 한국에서 인정엑스포로 개최한 대전엑스포(1993년)나 여수엑스포(2012년)와는 다르다. 우리가 부지만 제공하고 국가관은 각 나라에서 직접 건설한다.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인정엑스포보다 뛰어난 데다 올림픽, 월드컵에 비해 투자 대비 경제적 효과도 월등히 높다.

부산시가 등록엑스포를 유치하려면 앞으로도 오랜 기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해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계획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며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지금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놓여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로운 산업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대체 성장동력과 신사업을 시급하게 찾는 데 매달리고 있다. 등록엑스포는 다른 국제적 행사와 다르게 49조원이라는 경제적 효과와 54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부가가치 효과가 특히 높은 국가적 행사다. 이 외에도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관광과 마이스 산업,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 등 등록엑스포의 광범위한 특성 때문에 전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부산 등록엑스포는 부산시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국가의 미래도 한 단계 더 격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행사이며, 국가 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정민 < 홍익대 문화예술 MBA 교수 / 미래산업전략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