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노리는 워커힐면세점.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노리는 워커힐면세점.
서울 광장동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노리고 있는 SK네트웍스가 면세점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전용관을 조성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사진)은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매장을 설치하고 운영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대표 면세점으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매장 절반을 중기 전용관으로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영업면적 1만4313㎡ 중 6846㎡(2071평)를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전체 매장 면적의 48%이며 국산품 매장 면적(7381㎡)의 93%에 이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다른 면세점들의 중소기업 전용 판매관이 3300㎡(1000평)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두 배가량 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이 공간에 1100여개 중소기업 브랜드를 카테고리별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매장별로 각각 결제해야 하는 기존의 판매 형태와 달리 관광객이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물건을 고르고 마지막에 한 번에 계산하는 슈퍼마켓형 매장 ‘더 카트’를 새로 열고, 기존에 운영하던 중소기업유통센터 상품관 ‘아임쇼핑’은 매장 면적을 늘린다.

혁신상품 전용관 ‘크리아트’와 사회적 기업 전용관 ‘S·E’도 새롭게 선보인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들 네 곳의 특화 매장에 들어서는 중소 브랜드에는 매장 근무 인력과 판매관리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쿠쿠 찾겠다”

SK네트웍스는 중기 전용관 확대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국내 중기 제품 발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 면세점 중 최초로 워커힐면세점에 입점한 뒤 지금은 한국에서 꼭 사가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된 ‘쿠쿠’와 같은 성공 사례를 찾겠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밥솥으로 유명한 쿠쿠는 워커힐면세점 입점 후 3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다”며 “확장한 중기 전용관에서 쿠쿠의 뒤를 이을 ‘인기 스타’를 발굴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의 해외 영업소를 활용한 판로 개척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워커힐면세점 중기 전용관 운영과 입점 기업들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해외 유통망과의 시너지 방안은 추후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제품 판매실적 점수 반영

이날 SK네트웍스는 중기 전용관 확대 계획과 함께 워커힐면세점이 영업 종료 전에도 중기제품 판매 비중이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워커힐면세점은 지난 5년간 4만종이 넘는 중기제품을 판매했다. 매출 비중은 약 30%였다. 면세점 중 워커힐면세점에서 가장 먼저 판매된 중기상품은 90여개 기업의 5600종에 달했다.

SK네트웍스가 중기제품 판매 방안을 발표하고, 중기와의 상생 사례를 강조한 것은 면세점 특허 심사표 중 중기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 항목(150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중기제품 판매 실적 및 판매계획의 적정성, 중기제품 매장 설치 비율, 중기제품의 다양성, 신규제품 발굴 실적(계획)은 80점에 해당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