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시드전만은 피하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 시즌 상금순위 60위 이하 선수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투어에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시드전을 치러 내년도 출전권을 유지할 것인지가 단 한 번의 대회에서 결판나기 때문이다. 투어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이 그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무대다. KLPGA투어는 한 시즌 상금순위 60위까지만 다음 시즌 자동 출전 기회를 준다.

11일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다 걸기’를 해야 할 선수는 ‘커트라인’인 60위 김보아(21·볼빅)다. 9317만8121원을 쌓은 김보아의 경계대상 1호는 65위 곽보미(24·PNS·8381만8000원)다. 61위 정예나(28·SG골프), 63위 윤선정(22·삼천리), 64위 최혜용(26·BNK금융그룹)은 출전하지 않았다. 62위 김도연(26·폴스부띠끄)은 추천선수로 나와 상금 기록을 인정받지 못한다.

곽보미와 김보아의 상금 차액은 936만원 정도다. 이 대회는 예선 탈락이 없다. 김보아가 꼴찌를 해 160만원 안팎의 최소 상금을 받고, 곽보미가 10위권에 들어 1100만원 이상의 상금을 타내면 운명은 뒤바뀐다.

지난해 성적을 인정받아 마지막 대회 출전 기회를 잡은 올 시즌 상금순위 70위 김현수(24·롯데·74898만272원), 72위 김정수(21·CJ오쇼핑·6877만667원)도 ‘건곤일척’의 기회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우승 경쟁을 펼쳐 4위권에는 들어야 극적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잡은 85위 최유림(26·토니모리·5229만9167원)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무조건 준우승 이상의 성적이 필요해 최고의 샷감이 나와야 한다.

가장 희박한 확률에 도전하는 선수는 96위 최민경(23·하이트진로·3700만6000원)이다. 단 하나의 가능성, 대회 우승만이 ‘지옥의 시드전’을 피할 유일한 탈출구다.

이번 대회 성적까지 합쳐도 상금순위 60위 안에 들지 못한 선수는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2017시즌 KLPGA 정규투어 시드전을 치러야 한다. 61위부터 80위까지는 예선 2라운드가 면제되지만, 81위부터는 본선 4라운드까지 총 6라운드를 추위 속에서 뛰어야 한다. “6라운드 동안 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다”는 증언이 나오는 살벌한 대회가 시드전이다. 최종 순위 50위까지만 내년 시즌 투어로 살아 돌아올 수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