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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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의 16년 전 에피소드에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화제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가 과거 만화에서 실제로 대통령으로 등장해 심슨의 예언이 적중한 셈이 됐다.

9일(현지시간) 미 CBS뉴스 등에 따르면 2000년 3월에 방영된 심슨 가족의 '바트를 미래로' 에피소드는 바트 심슨의 미래 모습이 상상 속에 펼쳐지는 내용을 담았다.

바트의 미래는 성공하지 못한 음악가로 암울하게 그려진 데 반해 그의 동생 리사는 '미국의 최초 이성애자 여성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실제 생김새와 비슷하게 그려진 트럼프는 리사에게 백악관 주인 자리를 넘겨주는 전임 대통령으로 나온다.

만화에서 트럼프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리사는 보좌관으로부터 나라가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는 얘기를 듣고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묻는다.

그가 백악관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빚더미를 넘겨받았다"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만화 속에서 트럼프가 연설대에 서 있거나 손을 흔들며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는 모습이 현실 속 트럼프와 거의 비슷해 소셜미디어상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에피소드를 그린 작가 댄 그리니는 올해 초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경고하려고"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심슨가족을 탄생시킨 작가 맷 그레이닝도 지난달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얼마나 끔찍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풍자를 넘어선" 에피소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를 풍자 소재로 활용했던 만큼 심슨 제작진은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다.

대선 기간 공개된 짧은 만화에선 트럼프가 새벽 3시 백악관 상황실의 긴급 전화를 받는 상황이 설정된다.

트럼프는 '명연설 : 아돌프 히틀러'란 책이 놓인 침대에서 전화를 받지만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게 우선이라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이후 백악관을 가려고 분장팀 등을 소환한 트럼프는 다시 전화를 받지만 백악관으로 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한편 1987년 폭스방송이 처음 선보인 심슨 가족은 아빠 호머, 엄마 마지, 자녀 바트·리사·매기의 일상이 중심 소재로 펼쳐지는 만화다.

지난달 600회째를 맞은 심슨 가족은 현재 28시즌이 방영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