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풀' 취약 인선 고심… 국방에 플린·세션스 거론되지만 '깜짝 발탁' 가능성도

대통령 선거와 함께 실시된 미 의회 선거에서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등 상·하원 군사위 중진 의원들이 재입성한 가운데 군사력 회복을 강조하며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국방 분야 진영 갖추기(라인업)에 관심이 쏠린다.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진영보다 국방 라인의 인재창고가 좁은 데다 선거전에서 트럼프 후보의 국방 정책에 이견을 보이며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매케인, 손베리 등 두 거물 의원을 포함해 상·하원 군사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다시 포진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언론 보도 내용 등을 종합하면 국방장관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스태픈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짐 탤런트 전 상원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이 중 세션스와 함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선 플린이 임명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위기다.

예비역 중장인 플린은 로드아일랜드대 학군단(ROTC)을 거쳐 1981년 임관한 후 33년간의 군 생활에서 정보와 특수전 분야에서 근무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테러전 수행 과정에서 작전과 정보를 통합한 전술 개발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DIA 국장을 지낸 플린은 국장 재직 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참모진과 자주 의견 충돌을 빚어 눈 밖에 나 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전역했다.

퇴임 후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플린은 미군의 전력 약화 등을 여러 차례 경고하고, 트럼프가 이를 다시 쟁점화하는 데 활용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전역한 플린은 군부에 대한 문민 통제를 확립하기위한 제도의 하나로 현역 장성은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에 취임할 수 있다는 제한 규정에 걸려있다.

트럼프 측은 이번 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에 '긴급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지만, 상원 인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상원 인준이 필요 없는 국방 요직에 앉힐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경제연구소(AEI) 국방전문가 매켄지 이글런은 전했다.

국방전문가들은 그가 국가안보국(NSA)이나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팀을 이끈 세션스 역시 4선 상원 의원으로 17년간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해온 거물이며 , 국방부 장관 외에도 상원 내의 트럼프의 강력한 우군으로 남거나 국무·법무 등 다른 요직 등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넬대와 예일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인 해들리도 국방 분야에 문외한이 아니다.

해군 장교 출신인 해들리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일반직원에서부터 국가보좌관에 이르기까지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또 짐 탤런트 전 상원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02∼2006년까지 미주리주 상원의원을 지낸 그는 미군 병력 확대와 이라크에 대한 강경책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국방 라인에는 의외의 인물 발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선임연구원은 거명된 인물 외에도 트럼프가 마이크 로저스(앨라배마주), 덩컨 헌터(캘리포니아주), 랜디 포브스(버지니아주) 등 가까운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 세 명도 국방장관 밑의 육군 ·해군 장관 등에 기용될 수 있다고 점쳤다.

플린과 함께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케이스 켈로그 예비역 육군 중장과 버트 미주사와 예비역 소장도 이들 후보군에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퇴역군인 지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이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낸 점을 고려해 이 분야에 정통한 제프 밀러 전 하원 의원이 보훈처장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취약한 전문 인력 보강을 위해 공화당 성향의 씽크탱크 등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국방 분야의 직책에 수혈할 가능성이 있다고 밀리터리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국방 라인은 앞으로 과감한 군구조 개편이라는 공약 수행을 위해선 대선 당시 그에게 반기를 들었던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등 상·하원 군사 군사위 중진들의 전폭적인 협조를 끌어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주요 고위인사의 인준 과정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매케인 상원 의원과 대외 군사지원, 국방 예산 등에 다루는 하원 군사위원회의 맥 손베리 위원장 등과의 협력이 관건이다.

유세 기간 프럼프 진영과 수시로 의견 충돌한 매케인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 발표 직후인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상원 군사위원장으로서 국가안보에 대한 도전과 장병 지원 문제에 진력하겠다"며 사실상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밀리터리타임스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손베리 의원 역시 트럼프의 당선으로 다소 어색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손베리 의원은 그러나 선거 당일 "다음 의회에서 무언가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하며 이는 누가 선출되고 얼마나 의견을 같은 방향으로 모으느냐에 달렸다"고 밝혀 연례 국방수권법안 등 핵심사안의 처리를 놓고 협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