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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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국내 국정 혼란 우려에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급락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가치 하락)하고 있다.

2일 오전 11시4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47포인트(1.21%) 떨어진 1983.12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이날 11.98포인트(0.60%) 내린 1995.41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장중 한때에는 1.42% 하락해 1978.82까지 밀려났다. 코스피지수가 198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30일(종가 기준) 1970.35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2% 이상 급락하며 610선이 위협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급등하며 넉 달만에 1150원대에 진입했다.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통화정책, 대내적으로는 최순실 파문에 따른 국정 혼란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것은 정치적 사건의 영향이 적지않다"며 "미국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9월 고점에 도달한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 매수자들이 실종된 모습"이라며 "우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다음주 미국 대선을 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내부에는 혼란스러운 국정 상황이 지속되면서 관련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이 방향성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월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도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센터장은 "올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금리인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경계감도 복합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코스피 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도 같이 주춤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관망하라는 의견과 이번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의견이 맞섰다.

김 팀장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클린턴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등 좋은 상황이 하나도 없다"며 "안정을 찾을 때까지 투자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년 연말 증시가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최근 조정을 회복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시장에 대해 철저하게 관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는 단기 투자나 실적 좋은 대형주 위주의 접근을 주문했다.

반면 이번 급락이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택 SK증권 투자전략 담당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가 떠오르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청산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의 문제가 아니라면 오히려 '비중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연말연초에 트럼프 리스크 외에도 금리인상, 이탈리아 선거 등 매크로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면서도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올해 1월과 비슷하게 최근의 주가 하락은 '비중 확대' 기회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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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