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8분기 만에 가장 적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부진한 IT모바일(IM) 부문과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효자 노릇을 했다.

전문가들은 남은 4분기 삼성전자가 7조원대 중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다만 IM 부문은 당분간 실적 압박에 시달릴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 예견된 3분기 실적 부진…"시장 충격 없다"

27일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2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9.6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48% 감소한 47조8156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36.15%, 6.13%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은 작년 1분기(47조1200억원) 이후 최저치다.

삼성전자는 앞서 7조8000억원으로 잠정 발표했던 영업이익을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에 따라 5조2000억원으로 수정했었다. 그동안 생산된 430여만대를 모두 수거하고 보상,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각각 영업이익 3조7000억원, 1조20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한 차례 정정을 거친 수준과는 부합한다는 평가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잠정 실적과 특별하게 다른 부분이 없다"며 "부문별로도 예상과 동일해 시장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4분기 실적 회복…"주주환원정책·지배구조 개편 주목"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 중반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7조원대 중반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CE 부문이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함에 따라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IM 부문은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공백을 갤럭시S7 판매 확대로 매꿀 계획"이라며 "이 경우 갤럭시S7 단가 등을 낮출 수 밖에 없어 이익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최근 발표된 애플 실적을 보면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상당히 낮았다"며 "이는 비용 지출이 있더라도 물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돼 IM 부문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포와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 또한 물량 공급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는 당분간 실적보다 주주환원정책, 지배구조 개편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만큼 주주환원정책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발표될 주주환원정책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박스권 움직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