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블랙홀] 공직사회 '군기잡기' 나선 황교안 총리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된 최순실 씨를 둘러싼 파문이 커지면서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무총리가 나서 기강잡기에 나섰다.

황교안 국무총리(사진)는 27일 아침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17개 부처 장관 등이 참석했다. 황 총리는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무위원들의 뜻을 한데 모으고 부처 간 협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종 논란으로 국론을 결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내부에서조차 분열과 엇박자를 보이며 정부 불신을 자초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무위원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는 한치의 흔들림 없이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가 끝나자마자 각 부처로 돌아간 장관들은 일선 공무원을 상대로 ‘군기잡기’에 들어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국 지방고용노동청장과 산하기관장들을 대상으로 긴급 소집 명령을 내렸다. 28일 오전 7시30분까지 서울고용노동청에 모일 것을 지시했다. 명분은 ‘긴급 현안점검회의’지만 기강잡기라는 게 고용부 안팎의 반응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내부망에 “최근 경제 여건에서 특정 사건에 매몰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무원이 중심을 잡고 업무에 더욱 매진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한 간부들에게 “공직자들은 흔들림 없이 국민 생활에 밀접한 주요 민생과 안전 관련 사항을 챙기고 의연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부처 간 협업과 공직 기강에도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경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외부 환경에 동요하지 말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더 열심히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직원들에게 ‘개탄스럽다’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등의 부정적인 내용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말고 맡은 일에 매진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김주완/백승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