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건 빛과전자 대표 "광통신·유통 투트랙…제2의 전성기 이룬다"
"기존 사업인 광통신과 신사업인 유통 모두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않고 양쪽 사업 모두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오중건 빛과전자 대표(사진)는 최근의 유통사업 진출이 광통신 사업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오히려 인수 전보다 광통신 사업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두 사업부문이 빛과전자의 양대 축이 되도록 키워내겠다"고 밝혔다.

빛과전자는 초고속 인터넷용 광부품, CATV와 이동통신용 광수신 부품 등을 생산하는 광통신 모듈 생산 업체다. 지난 8월 창업자인 김홍만 대표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다원스로 바뀌었다. 오 대표도 지난 8월 새로 선임됐다.

"김 전 대표님은 물러나셨지만 회사에 고문으로 남아 광통신 사업에 대한 조언을 해 주고 계십니다. 기존 인력들도 거의 모두 원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유통사업 진출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대한 의지입니다."

기존 등기임원들이 모두 교체된 것에 대해서도 "경영권 이전에 따른 변경일 뿐 사업과는 관계 없다"고 일축했다. 향후 사업의 진행을 위해 기존 임원들을 다시 등기임원에 임명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는 설명이다.
오중건 빛과전자 대표와 김홍만 전 대표
오중건 빛과전자 대표와 김홍만 전 대표
◆ "실적 개선될 것…내년 매출 목표 800억원"

빛과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 91억원, 영업손실 2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0억원, 영업손실 16억원보다 크게 악화된 것이다.

"상반기까지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3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분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오 대표는 "그간 광통신 시장의 부진과 함께 추락했던 실적이 2분기를 저점으로 삼아 반등할 것"이라며 "지난해 초부터 진행해 왔던 계약 건이 이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광통신사업에서 상반기까지 추가될 매출만 250억원에 달한다"며 "북미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유럽 진출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내년에는 연매출 8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광통신 사업은 전적으로 기존에 역할을 해 주던 실무진에게 맡길 것"이라며 "빛과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광통신 부문에서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사업이 기존 사업과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광통신 인력은 대전에, 신규 사업 인력은 서울에 배치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 "유통사업 진출,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잡는다"

오 대표는 유통사업으로의 진출에 대해 "위험부담이 적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선택한 것"이라며 "기존에 공개된 중국 더랑전기의 이지그릴 유통에 이어 키덜트족을 노린 피규어 유통, 미국 전자회사 제품의 총판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지그릴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들보다 앞선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그릴"이라며 "국내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고 11월 중으로 홈쇼핑에서도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자기기 등 특정 제품군에 얽매이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제품을 유통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바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빛과전자의 최대주주인 다원스는 오 대표의 지분 1.19%를 포함, 7.62%를 보유하고 있다. 오 대표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늦어도 연말까지 저축은행에 차입금을 갚고 이후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계획"이라며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 대표님과 임직원들이 애정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게 된 입장으로서 빛과전자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