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그램' 인스타그램
'밀로그램' 인스타그램
한류는 더이상 영화, 드라마, 음악에 국한한 현상이 아니다. 스타가 입은 옷, 착용한 액세서리가 주목받으면서 K패션도 한류의 한 줄기를 형성한다. K패션 중심에 선 것은 동대문 쇼룸(상품 전시실)인 '차오름'. 서울산업진흥원(SBA) 주관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이디어와 역량이 뛰어난 중소 패션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해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차오름이 눈여겨보는 패션 브랜드와 이를 이끄는 디자이너를 만나보자. 당신이 앞으로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편집자주]

인터넷 검색창에 '송지효 맨투맨'이라고 치면 관련 정보가 바로 올라온다. 배우 송지효가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입고 나온 갈색 티셔츠로, 방송 당시 꽤 화제를 몰고 왔다. 이 옷은 지난 4월 론칭한 브랜드 '밀로그램'에서 만든 맨투맨(스웨트 셔츠)이다.

'밀로그램'은 뉴욕 출신 디자이너와 광고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탄생한 브랜드다. '밀로'는 가득 채우다, '그램'은 무게로 '가득 채우는 단위'란 의미다. 대중과 옷을 만드는 즐거움을 공유한다는 뜻도 있다.

밀로그램을 이끄는 임채욱 대표는 뉴욕 디자인 학교를 졸업한 해외파다. 뉴욕 패션쇼에 무지했던 그는 현지에서 쇼를 돕는 일부터 시작했다. 한국에 와서도 공장 프로세스를 알지 못한터라 밑바닥부터 차근 차근 배워갔다.

임 대표는 뉴욕에서 정보기술(IT)과 패션을 접목시킨 소셜커머스 회사를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 디자인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기획하게 됐다.

그는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며 "소비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가 셔츠나 재킷 등 자신만의 취향을 이야기하면 그에 맞는 원단을 고르고 스케치해서 디자인하는 게 밀로그램만의 독특한 작업 과정이다.
송지효 맨투맨 / 사진 = SBS 방송 캡처
송지효 맨투맨 / 사진 = SBS 방송 캡처
올해는 연기자, 운동선수, 회계사, 건축가 등 여러 분야 소비자들과 공동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 과정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대중과 소통할 예정이다.

'밀로그램'은 송지효 외에도 연예인 의상으로 유명하다. 걸그룹 에이핑크 박초롱 역시 '밀로그램'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등장해 온라인상에서 주목받았다. 이 옷은 전 물량을 일찌감치 완판(완전판매)하고 이미 세번째 주문에 들어간 상태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둔 임 대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차오름'을 택했다. 차오름은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운영하는 공공 쇼룸이다. 견본품을 전시해 바이어에게 상품을 보여준 후 상담을 통해 계약과 주문을 진행하는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운영한다.
'차오름 밀로그램' / 사진 = 최혁 기자
'차오름 밀로그램' / 사진 = 최혁 기자
'밀로그램'은 서울시 측 참여 제안을 받아 차오름에 들어왔다. 수수료 측면에서 유리할 뿐더러 경력있는 MD가 바이어를 연결해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란 판단에서다.

'밀로그램'은 최근 사회 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여름 선보인 티셔츠 판매 수익 전액을 저소득층과 희귀 난치성 질환 환자를 위해 기부했다.

임 대표는 "'밀로그램'만의 디자인 철학을 지켜가려 한다"며 "세계인이 모두 참여하고 나눌 수 있는 브랜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차오름
차오름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이소민 인턴기자 genie@hankyung.com / 사진 = 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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