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CJ E&M의 엠넷 손잡아
카카오·멜론은 시너지 강화
NHN엔터테인먼트의 벅스, SKT 손자회사였던 그루버스 인수
SKT와 음원할인요금 상품 출시
LGU+ '엠튠' 서비스 선보여, 카카오 계정으로 멜론 서비스 이용
NHN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고 있는 벅스는 최근 SK텔레콤과 업무 제휴를 맺고 ‘밴드YT’ 요금제에 가입하는 사용자에 대해 ‘벅스 익스트리밍’ 상품을 50% 할인하거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벅스 익스트리밍은 월 6600원(부가세 포함)에 벅스가 보유한 1300만곡의 음원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음악 감상에서 발생하는 데이터가 무료인 게 최대 강점이다.
앞서 지난 8월 벅스가 SK텔레콤의 손자회사인 그루버스에 지분 53.9%를 매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그루버스는 무손실 음원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다. 최근 고음질 음원 수요가 늘면서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가겠다는 게 벅스 측 계산이다. 또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그루버스의 2대 주주인 아이리버와의 사업 제휴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SK텔레콤과 벅스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양측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2005년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서울음반 지분 60%를 매입하면서 ‘멜론’을 설립하고 이를 업계 선두로 키워냈다. 최대주주 자리를 투자사에 넘긴 이후에도 자회사 SK플래닛을 통해 마케팅 수단으로 꾸준히 활용했다. 이 같은 공조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올해 초 카카오가 멜론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하면서부터다. SK텔레콤이 멜론을 견제하고 음원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통신사와 제휴 관계가 없던 벅스를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벅스 입장에서도 국내 최대 이통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유리하다는 평가다. 시너지 강화하는 카카오·멜론
멜론과 카카오 간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1일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계정만 있으면 멜론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멜론은 신규 가입 및 장기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멜론 정기결제 상품에 새로 가입하거나 VIP 그린 등급 이상 고객에게는 인기 상품인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제공한다. VIP 혜택관에서는 ‘카카오페이지 포인트 지급’ 이벤트를 펼쳤다.
다음달 19일 열리는 멜론뮤직어워드는 ‘카카오와 함께하는 2016 멜론뮤직어워드’로 행사명을 바꿨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시상식 현장은 인터넷 포털 다음과 모바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카카오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카카오 측은 하루 평균 메시지 건수 80억건에 달하는 국내 최대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음원 시장 1위 서비스인 멜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엠넷도 LG유플러스와 협력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CJ E&M의 음원 자회사인 엠넷과 제휴해 맞춤형 음악감상 서비스인 ‘엠튠’을 선보였다. 엠튠은 노래 선곡의 번거로움 없이 클릭 한번으로 들을 수 있는 간편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이용자의 감상 이력을 바탕으로 매일 자동으로 최신 뮤직비디오부터 시대별 명곡까지 취향에 맞춘 음악을 추천해 준다.
이 밖에 다른 이용자들이 많이 듣는 음악, 시대별로 많이 들었던 음악 등 ‘나만을 위한 채널’과 대중의 관심을 모두 반영한 다양한 채널도 준비했다. 이용자의 감상 패턴을 분석해 감상을 많이 한 곡, 좋아하는 곡, 싫어하는 곡 등을 사용자가 선택하면 할수록 추천 품질이 향상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LG유플러스 고객에게 엠튠 이용 시 별도의 전용 데이터가 제공된다. 기존 엠넷 월정액 외 벨소리·통화연결음 등이 포함된 '뮤직마음껏팩' 외 1종을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엠넷도 LG유플러스와 함께 전국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부가서비스 마음껏팩 등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엠튠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엠튠은 원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버전을 우선 서비스한 뒤 연내 애플 iOS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음악은 스마트폰 앱 가운데 사용자의 충성도가 높은 핵심 서비스 중 하나”라며 “음원 서비스가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VR) 기술 등과 만나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관련 기업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