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앞으로 10년간 서울 삼성동에 있는 코엑스몰(사진)을 위탁 운영한다. 신세계가 코엑스몰 소유주인 한국무역협회(무협)에 나눠줘야 하는 임대수입이 너무 비싸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신세계는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고 보고 무협과 본계약을 맺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지난달 개점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을 잇는 ‘강남 벨트’를 완성하기 위해선 코엑스몰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연간 660억원 임대수입 예상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 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28일 코엑스몰 및 한국도심공항 지하에 있는 칼트몰 임차운영사업의 본계약을 무협과 맺는다고 24일 발표했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신세계프라퍼티는 2026년까지 코엑스몰(4만8359㎡)과 칼트몰(1만5079㎡)에 있는 327개 매장의 임대사업자가 된다. 아쿠아리움과 메가박스, 대명웨딩홀 등 코엑스몰 내 일부 대형 매장은 계약 대상에서 빠졌다.

지난 7월 신세계프라퍼티는 코엑스몰을 위탁 운영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신세계는 무협에 연간 600억원가량의 임대수입을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코엑스몰 임대수익(500억원대)에 비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한무쇼핑과 애경그룹 AK S&D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8월17일이었던 신세계와 무협의 본계약 예정일이 계속 늦어지자 임대 보장액이 너무 높아 신세계가 본계약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신세계의 생각은 달랐다. 오랜 실사 끝에 올해 코엑스몰과 칼트몰에서 약 660억원의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코엑스몰 임대수입을 530억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칼트몰 임대수입을 계산하지 않은 착오”라며 “코엑스몰과 칼트몰 임대수입을 모두 합하면 660억원 수준의 수입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엑스몰과 칼트몰을 모두 합해도 지난해 500억원대 초반의 임대수입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따내 강남 벨트 완성”

신세계가 가격 거품 논란 속에서도 코엑스몰 운영권을 품에 안은 것은 확실한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코엑스몰을 새로운 개념의 도심형 쇼핑몰로 키운 뒤 코엑스몰을 신세계 강남점과 스타필드하남을 잇는 연결고리로 활용한다는 게 신세계의 구상이다.

코엑스몰이 있는 삼성동 주변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신세계가 코엑스몰에 기대를 거는 요인 중 하나다. 2021년에는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105층 규모의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선다.

서울시도 같은 해 영동대로 지하에 잠실야구장(1만3880㎡)의 30배 크기 지하도시와 국내 최대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한다. 2025년까지 잠실운동장 일대를 세계적인 비즈니스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엑스 상권을 중심으로 강남 벨트를 구축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강남 센트럴시티를 내세웠다”며 “시내면세점 사업권도 획득해 신세계 유통채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