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현장리포트] "하드웨어 까막눈도 아이디어만 갖고 오면 제조업 할 수 있어"
수요우리 시드스튜디오 부사장(사진)은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되면서 소규모로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스튜디오는 중국 선전 하드웨어 창업 생태계의 터줏대감이다. 2008년 설립돼 하드웨어 창업가들에게 설계, 부품 조달, 소규모 양산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수 부사장은 “과거엔 신제품이 한 기업의 연구개발 부서에서 나왔지만 최근 2~3년 사이엔 개인 개발자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대기업도 이제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제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제품을 만드는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개인들의 아이디어가 제품 형태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컨대 시드스튜디오에서 판매하는 부품을 이용하면 레고를 조립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하드웨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각종 센서와 칩을 모듈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제품은 껍데기 없이 기능만 구현한 형태지만 아이디어만 좋으면 시드스튜디오 엔지니어들이 형태를 다듬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잘 활용한 사례가 초소형 드론 ‘크레이지 플라이’를 개발한 스웨덴 스타트업 비트크레이즈다. 추운 스웨덴 날씨를 고려해 사람들이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드론에 착안했다. 수 부사장은 “창업자가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아이디어만 갖고 찾아왔지만 제품화에 성공했다”며 “지난 3년 동안 1만개 넘게 팔린 인기 상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 부사장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제조업에 뛰어들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며 “이제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제품 기획과 빠른 제품 구현 속도”라고 말했다.

선전=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