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지난 1월부터 시행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 수익은 4423억원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올해 초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연 매출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0.8%로, 연 매출 2억~3억원인 중소가맹점은 1.3%로 낮췄다. 이 영향으로 올해 말까지 6700억원의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카드업계는 줄어든 수익을 메우기 위해 새 시장 선점 및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떠오른 앱(응용프로그램) 카드 시장에서 누가 1위를 차지하는지는 8개 카드사 모두의 공통 관심사다. 이외에도 자동차 금융시장, 온라인 쇼핑시장, 빅데이터 시장 등이 업계의 떠오르는 ‘새 먹거리’다.

새 결제수단 중심이 된 앱카드

[도약하는 금융산업]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새 결제수단 떠오른 '앱카드'에 전력투구
스마트폰을 통해 소통하는 ‘엄지족’은 카드업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두툼한 지갑에서 네모난 마그네틱 카드를 꺼내 결제하던 것에서 스마트폰 액정을 몇 번 터치하는 것으로 결제를 마치는 ‘앱카드 시대’가 열린 것이다.

8개 전업카드사의 올 상반기 앱카드 취급액은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앱카드 시장은 2013년 출시 후 해마다 20~30%씩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누적 이용자 수도 지난달 기준 3000만명에 육박했다. 대한민국 성인 중 대다수가 한 번쯤은 앱카드를 설치해봤다는 얘기다. 마그네틱 카드가 과거의 유물로 밀려나는 것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2013년 상반기 앱카드가 처음 출시됐을 당시만 해도 불편한 사용법과 긴 결제시간, 제한적인 이용처 탓에 소비자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출시 초기임에도 다운로드 건수가 한 달에 10만건을 채우지 못하는 상품이 적지 않았다. 출시 2년 차까지도 성장 전망은 어두워 보였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출시 4년 차인 올해 들어 앱카드는 20~30대 젊은 세대의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복잡한 것을 기피하며 변화에 거부감이 없는 젊은 층이 먼저 앱카드 이용에 적응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다음 타깃은 경제력이 있는 40~50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년층이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도입하고 보다 쉬운 사용법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앱카드 이용층을 더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 앱카드 시장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곳으로 평가받는 회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앱카드 프로그램 ‘신한 판(FAN)’은 출시 3년여 만인 지난 4월 누적 발급건수가 1000만건을 넘어섰다. 누적 회원 수는 9월 기준 560만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신한카드의 뒤를 추격하는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현대카드는 각각 541만명, 312만명, 257만명에 달하는 앱카드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250만명, 롯데카드는 210만명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새 먹거리 찾기’ 전력투구

가맹점 수수료만으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를 느낀 카드사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카드업 이외의 업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7월 온라인·모바일 자동차금융인 다이렉트오토를 내놓았다. 업계 최저 수준의 할부 이자율을 내걸고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적극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같은 달 빅데이터 기반의 가맹점 지원 통합서비스 브랜드 ‘BMP’를 내놓았다. 가맹점을 대상으로 맞춤형 분석 및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올리는 서비스사업이다.

우리카드는 8월부터 모바일 전용 오픈마켓인 ‘위비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카드 이외의 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는 개방형 쇼핑몰이다. 중소기업 상품 중심으로 올해 안에 100만종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신용대출 사업도 관심 대상이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은 올해 초부터 비회원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어 소비자로부터 적잖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 먹거리 찾기는 해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미얀마에 소액 신용대출 현지 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자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에 나섰다.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진출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