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확정지은 고진영이 동료 선수로부터 맥주 축하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9일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확정지은 고진영이 동료 선수로부터 맥주 축하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고진영(21·넵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완승을 거두며 메이저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올 시즌 3승, 통산 7승이다. KLPGA 투어 상금랭킹 2위인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장타여왕’ 박성현(23·넵스)과 벌이는 대상 및 상금왕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고진영은 9일 경기 여주 블루헤런CC(파72·672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조정민(22·문영그룹)을 6타 차로 여유 있게 제쳤다. 지난 4월 KG·이데일리레이디스오픈과 7월 BMW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신고한 고진영은 데뷔 3년 차에 통산 7승 고지를 밟았다.

고진영은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받아 상금 1위 박성현에게 2억7386만원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박성현은 12억6222만원을 기록 중이다. 고진영의 상금은 9억8836만원으로 불어났다. 남은 4개 대회에서 역전이 가능한 액수다. 대회 때마다 매기는 대상 포인트는 고진영이 박성현을 추월해 1위(518점)로 올라섰다. 박성현(512점)과 6점 차이다. 메이저대회는 대상 포인트를 일반 대회보다 많게는 40점을 더 준다.

이날 최종 라운드는 쌀쌀한 날씨와 바람, 까다로운 핀 위치로 난도가 크게 상승했다. 4라운드 경기를 치른 64명 가운데 4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을 정도였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어려워진 코스를 안정적으로 공략했다. 버디 3개 가운데 2개를 확률 높은 파5홀에서 뽑아냈다. 쉬운 홀에서는 버디를 노린 것이다.

위기도 있었다. 2번홀(파3)에서 3퍼트 위기를 맞았지만 3m 파퍼트에 성공하며 타수를 지켰다. 8번홀(파4)에선 온그린에 실패한 뒤 네 번째 어프로치 샷이 홀을 2m 지나가는 바람에 1타를 잃었다. 그러나 쫓아오는 선수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해 선두를 위협받진 않았다. 오히려 4타 차 2위였던 홍진주(33·대방건설)가 15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덕분에 고진영은 6타의 넉넉한 차이로 남은 4개홀을 여유 있게 돌 수 있었다.

지난 7월 카이도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을 수확한 조정민은 준우승 경쟁에서 승자가 됐다. 이날 이븐파 72타를 친 조정민은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2위를 확정했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김하늘(28·하이트진로)은 마지막 3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그는 1언더파 71타를 쳐 3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다. 1오버파 73타를 기록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공동 4위(이븐파 288타)로 경기를 마쳤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