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가운데 KB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의 퇴사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순이었다. 리딩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유화증권 등 소형 증권사는 ‘인력 유출’이 두드러지고 연봉도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도는 등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납부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다.
국민연금 빅데이터가 꼽았다 '증권가 최고 직장'
KB투자증권, 퇴사율 2%

26일 기업정보서비스업체 크레딧잡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국내 증권사 33곳(외국계 증권사 등 제외) 가운데 퇴사율이 가장 낮은 곳은 KB투자증권이었다. 이 회사는 집계 기간 직원 13명이 퇴사했다. 전체 직원(7월 말 기준 614명)의 2.1%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미래에셋대우(2.5%) 삼성증권(3.0%) 미래에셋증권(3.7%)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5.1%) 신한금융투자(5.2%) 현대증권·하나금융투자(5.3%) 등도 퇴사율이 낮았다. 이들 증권사는 증권업계 평균 퇴사율인 12%대를 크게 밑돌았다.

한 증권사 영업담당자는 “KB투자증권은 채권자본시장(DCM) 주관 실적 등에서 매년 업계 1위를 하면서 임직원의 충성도가 높다”며 “은행 계열 증권사는 은행 조직문화가 스며들어 임직원 간 유대관계가 끈끈하고 복지도 우수해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계 1위를 오랜 기간 유지한 ‘대우맨’의 자부심이 강해 다른 증권사로의 이직이 드물다는 평가다.

올 들어 전체 직원(76명)의 절반가량(37명)이 회사를 떠난 토러스투자증권은 증권업계에서 퇴사율(48.6%)이 가장 높았다. 리딩투자증권(퇴사율 44.0%) 유화증권(26.3%) 흥국증권(25.4%) 바로투자증권(16.9%) 등도 인력 유출이 심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작은 증권사 직원들은 근무여건이 우수하고 인지도 높은 중대형사로 옮기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증권업보다 부동산 수익에 의존하는 증권사일수록 임직원의 사기가 낮았다”고 말했다.

크레딧잡은 올 들어 7월까지 국민연금 납부 인원 등을 바탕으로 퇴사율을 집계했다. 국민연금 납부자는 월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동시에 60세 미만의 정규직·계약직 근로자다. 아르바이트, 인턴 등도 포함되는 만큼 일부 업체는 퇴사율이 높게 나올 가능성도 있다.

KTB투자증권 ‘연봉왕’

현재 국민연금 납부액을 토대로 임직원이 올해 받게 될 평균연봉을 추정한 결과 KTB투자증권이 1억343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1억2022만원) 삼성증권(1억717만원) 현대증권(1억590만원) 부국증권(1억147만원) 등도 1억원을 웃돌았다. 외국계를 제외한 33개 국내 증권사의 평균 연봉은 6895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체투자 부문에 특화한 KTB투자증권은 고연봉 계약직 비중이 높다”며 “부국증권도 구조화금융 등 투자은행(IB)부문에서 고연봉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유화증권은 3252만원으로 평균 예상연봉이 가장 낮은 증권사로 꼽혔다. 리딩투자증권(3730만원) 흥국증권(4303만원) 골든브릿지증권(4302만원) 등도 하위권에 속했다.

크레딧잡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월 소득액(비과세 소득 제외)의 9%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를 역산해 평균 예상연봉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월급이 434만원을 웃도는 소득자는 연금 납부액이 월 19만원으로 같기 때문에 자료의 한계도 있지만 대체로 현실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김익환/이현진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