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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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이번 주 1차 TV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0%포인트 이상 앞선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건강 악화설 이후 1%대까지 좁아졌다. 그 어느 때보다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차 토론의 결과로 양 후보간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린다면 국내 증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저녁(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는 미국의 방향성과 번영 확보, 안보 등을 주제로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경제 문제와 안보 이슈에서 격론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날 토론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가 대(對) 미국 무역수지 흑자 국가로 환율 관찰 대상국인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한미 FTA를 실패한 협정이라고 언급하며 미국의 이익을 동반하지 않는 불공정 무역협정으로 정의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환율 조작국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

무디스 역시 미국 대선 이후의 영향에 대해 말하면서 "클린턴과 트럼프 중 누가 승리하더라도 그동안 해외와 맺었던 연결고리가 약해질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신용등급에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FTA와 환율조작국 이슈는 1차 TV 토론회에서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1차 토론회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측 모두 내수 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정책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은 같지만 클린턴이 고소득층 증세와 IT·환경·보육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고 이는 반면 트럼프는 더 공격적인 감세와 철도·도로·전통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김유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 TV토론에서 클린턴의 우위가 확인될 경우 인프라투자와 헬스케어 관련 업종이, 트럼프의 우위가 나타나면 금융·설비투자와 관련된 소재·산업재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초점] 국내 증시, 클린턴·트럼프 '입'에 달렸다
시장은 현재 지지율이 앞서고 있으며 풍부한 국정경험과 높은 정책 이해도를 지닌 클린턴이 토론에서도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임기응변과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화법으로 공세를 펼쳐 우위를 가져간다면 그 파급효과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지지율에서 우위를 차지할 경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미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원화 및 위안화, 페소 등의 통화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이는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 강도를 약화시키거나 순매도 전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이 그대로 실현될 경우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채발행 부담을 통해 높은 물가상승과 금리상승 압력이 유발될 수 있다"며 "트럼프 집권 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행보가 예상보다 빨라질 개연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