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김세영만 보다가…무명 양채린, 연장 '깜짝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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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연장 3번째 홀서 6m 버디 성공…정희원 눌러
올 시즌 컷오프만 10번…"믿어준 아빠에 감사"
김세영, 1타차 연장 좌절…박성현, 6오버로 부진
연장 3번째 홀서 6m 버디 성공…정희원 눌러
올 시즌 컷오프만 10번…"믿어준 아빠에 감사"
김세영, 1타차 연장 좌절…박성현, 6오버로 부진
시즌 8승째를 노리던 박성현(23·넵스)은 체력이 빠지며 일찌감치 고개를 숙였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3·미래에셋)에게 팬들의 시선이 쏠렸다. 김세영은 후반에만 3타를 줄이며 뒤집기 한 판을 노렸다. 10언더파 선두로 경기를 먼저 끝낸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과의 타수가 한 타까지 좁혀졌다. 빨간바지의 마법이 또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갤러리들 사이에 고조됐다. 하지만 막판에 시도한 15m 버디 퍼팅은 홀컵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역전 드라마는 그렇게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무명 양채린(21·교촌 F&B)이 대신 그 드라마를 썼다. 박성현(23·넵스), 김지영(20·올포유)과 함께 챔피언조로 최종일을 출발할 때만 해도 그는 ‘1인자’ 박성현에게 가려 존재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16번홀(파3)까지 9언더파를 유지하며 야금야금 선두에 따라붙더니 18번홀(파3)에서 기어코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 갤러리들을 놀라게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연장 승부는 세 번째홀에서 명암이 갈렸다. 그린 프린지에서 굴린 양채린의 6m짜리 긴 버디 퍼트가 그대로 홀컵에 떨어졌다.
무명에서 ‘깜짝 스타’로
양채린이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2016 대회를 제패했다. 이날 3타를 줄인 그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내 생애 첫승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1인자 박성현을 잡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1, 2라운드에서 각각 4언더파, 3언더파를 치며 상승세를 탄 그는 정규 투어 처음으로 챔피언조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강자들 틈바구니에서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과시하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부 투어에서 2승을 올렸지만 정규 투어에서는 우승이 없었다. 올 시즌 22개 대회에 출전해 상위 10위에는 한 번도 들지 못하고 예선 탈락만 열 번을 한 무명이다. 시즌 상금 랭킹도 78위(4578만원)로 이대로는 시드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보탠 그는 상금 순위를 30위권으로 끌어올렸고, 2년간의 투어 출전권까지 챙기며 날개를 다시 달았다.
양채린은 “퍼트 자세를 올초에 바꾼 탓에 대회 감각이 떨어져 많이 힘들었다”며 “부진할 때도 항상 곁을 지켜주며 믿어준 아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채린의 아버지 양승환 씨(50)는 한국프로골프(KPGA) 소속 프로로 초등학교 때부터 딸을 지도해왔다.
2012년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정희원은 이날만 샷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는 뒷심을 발휘하며 4년 만의 우승을 기대했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에 덜미를 잡혔다.
체력 저하로 고전한 박성현
장타 여왕의 격돌로 관심을 모은 박성현과 김세영의 대결은 김세영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김세영은 9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만 6타를 줄인 김소이(22·동아회원권)와 3타를 줄인 김해림(27·롯데)이 김세영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은 티샷 난조 끝에 6오버파를 치며 무너졌다. 최종 합계 3언더파로 공동 17위. 지친 탓인지 샷이 자주 왼쪽으로 감겼다. ‘기회의 홀’로 불린 17번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후반 9개 홀에서만 5타를 잃고 올 들어 처음 역전패의 쓴맛을 봤다. 6오버파는 올 시즌 한 라운드 최악의 성적이다.
박성현은 “피곤하면 맨 먼저 퍼팅 라인을 보는 눈이 이상해진다”며 “거리감이 없어지고 캐디와 서로 보는 라인이 달라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다음 대회인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8승과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무명 양채린(21·교촌 F&B)이 대신 그 드라마를 썼다. 박성현(23·넵스), 김지영(20·올포유)과 함께 챔피언조로 최종일을 출발할 때만 해도 그는 ‘1인자’ 박성현에게 가려 존재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16번홀(파3)까지 9언더파를 유지하며 야금야금 선두에 따라붙더니 18번홀(파3)에서 기어코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 갤러리들을 놀라게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연장 승부는 세 번째홀에서 명암이 갈렸다. 그린 프린지에서 굴린 양채린의 6m짜리 긴 버디 퍼트가 그대로 홀컵에 떨어졌다.
무명에서 ‘깜짝 스타’로
양채린이 25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2016 대회를 제패했다. 이날 3타를 줄인 그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적어내 생애 첫승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1인자 박성현을 잡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1, 2라운드에서 각각 4언더파, 3언더파를 치며 상승세를 탄 그는 정규 투어 처음으로 챔피언조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강자들 틈바구니에서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과시하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부 투어에서 2승을 올렸지만 정규 투어에서는 우승이 없었다. 올 시즌 22개 대회에 출전해 상위 10위에는 한 번도 들지 못하고 예선 탈락만 열 번을 한 무명이다. 시즌 상금 랭킹도 78위(4578만원)로 이대로는 시드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보탠 그는 상금 순위를 30위권으로 끌어올렸고, 2년간의 투어 출전권까지 챙기며 날개를 다시 달았다.
양채린은 “퍼트 자세를 올초에 바꾼 탓에 대회 감각이 떨어져 많이 힘들었다”며 “부진할 때도 항상 곁을 지켜주며 믿어준 아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채린의 아버지 양승환 씨(50)는 한국프로골프(KPGA) 소속 프로로 초등학교 때부터 딸을 지도해왔다.
2012년 메이저 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정희원은 이날만 샷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는 뒷심을 발휘하며 4년 만의 우승을 기대했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에 덜미를 잡혔다.
체력 저하로 고전한 박성현
장타 여왕의 격돌로 관심을 모은 박성현과 김세영의 대결은 김세영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김세영은 9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만 6타를 줄인 김소이(22·동아회원권)와 3타를 줄인 김해림(27·롯데)이 김세영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은 티샷 난조 끝에 6오버파를 치며 무너졌다. 최종 합계 3언더파로 공동 17위. 지친 탓인지 샷이 자주 왼쪽으로 감겼다. ‘기회의 홀’로 불린 17번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후반 9개 홀에서만 5타를 잃고 올 들어 처음 역전패의 쓴맛을 봤다. 6오버파는 올 시즌 한 라운드 최악의 성적이다.
박성현은 “피곤하면 맨 먼저 퍼팅 라인을 보는 눈이 이상해진다”며 “거리감이 없어지고 캐디와 서로 보는 라인이 달라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다음 대회인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8승과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노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